지주회사 선언한 동아제약, 지분율 '암초' 넘을까?
동아제약이 내년 3월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했지만 지분율 확보라는 산을 넘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카드를 통해 장기적으로 경영권 안정을 이루겠다는 포석이지만 현재 주요 계열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순탄치만은 않을 조짐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내년 3월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전환된다. 동아제약을 지주사로 존속시키면서 대략 7:3의 비율로 사업회사 2곳을 분할해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지주회사가 될 동아제약 최대주주인 강신호 회장의 지분율이 5.1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당장 동아제약을 사업회사 2곳(가칭 동아, 동아제약)으로 분할하고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전환해 3개 회사가 생기더라도 강 회장의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분할뒤 신설되는 동아제약(가칭)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강 회장 외의 오너 일가와 자사주, 계열사 지분까지 끌어모아도 동아제약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14.55%에 불과하다.
앞서 동아제약은 지난 7월10일부터 8월17일까지 한 달여간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자사주 25만주(약 225억6천만원)를 사들였다. 기존의 20만6천641주에 25만주를 더해 총 자사주 45만6천641주(4.1%)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주회사 전환요건 20%에 미달하는 상황이다.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에 따르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기업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20% 이상이어야 한다.
지주사 전환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지분 9.91%을 합쳐야 24% 정도가 돼 겨우 요건을 채우게 된다.
여기에 동아오츠카 지분 50%를 보유, 오랫동안 협력관계에 있는 오츠카제약 등의 지분 7.92%를 합칠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32.38%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다른 지주회사들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대략 4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위한 요건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동아제약이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만큼 추가적인 조치를 통해 지분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동아제약 지분을 8.7%나 갖고 있는 상황이라 강 회장 일가가 지분 확대를 통한 경영권 안정에 주력하리라는 관측이다.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 방안으로는 지주회사 전환 뒤 유상증자나 다른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 중 일부를 홀딩스가 넘겨받는 방식 등도 거론되고 있다.
다른 기업의 사례를 보면 최근 지주회사 체체로 변환시킨 뒤 주식스와프 등의 방식으로 현물출자나 주식공개매수 등을 통해 오너일가 지분율을 단숨에 높여 경영권을 확대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삼양사의 경우 삼양홀딩스가 올해 초 삼양사 지분 195만여주를 공개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윤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대부분 청약에 참여해 최대주주 측 지분율(보통주)이 15.07%에서 60.88%로 확대됐다.
넥센 오너 일가처럼 보유주식을 일부 현물출자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유상신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호찬 넥센 사장은 넥센타이어 지분 10.78% 중 7% 가량을 넥센에 현물 출자한 대가로 넥센 신주 232만여주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강 사장의 넥센 지분율은 12.62%에서 단숨에 50.51%로 높아졌다.
동아제약은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와 함께 후계구도 확립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재 창업주인 강신호 회장의 사남인 강정석 부회장이 회사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동아제약 지분율은 0.71%로, 전문경영인인 유충식 부회장(2.63%)보다 적다. 지주회사 전환 후 강 부회장의 지분율을 크게 높여 후계구도를 마무리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 계획은 내달 8일 주주들 간에 의견 일치를 본 뒤 내년 1월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재상장되고, 동아 역시 신규 상장된다. 동아제약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되며, 비상장회사로 남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가칭) 외에도 수석, 수석농산, 디에이포메이션, D.A.C 등 4개사를 100% 자회사로 둔다. 또 의약품 운송을 맡고 있는 용마로지스(97.7%), 한국신동공업(50%), 동아오츠카(49.99%), 소주동아음료(45%), 동아팜텍(25.26%), 에스티팜(11.21%)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