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불황 시름깊은데 툭하면 검찰 수사까지 '죽을 맛'
경기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툭하면 검난(檢難)까지 맞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벽산건설, LIG건설 등이 4대강 사업 비자금 의혹과 미분양 아파트 강제 할당, CP 부당발행 혐의 등으로 잇달아 압수수색을 당하거나 소환조사를 받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벽산건설과 대우건설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벽산건설은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직원에게 떠넘긴 혐의로, 대우건설은 4대강 사업 비자금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벽산건설의 경우 회사가 재정난을 벗어나기 위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일부 직원에게 떠넘겼다며 직원 108명이 지난 7월 김희철 회장을 검찰에 고소한데 따른 것이다.
벽산건설은 일산 '위시티 벽산 블루밍'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직원들에게 분양하고 이를 담보로 500억원을 대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벽산건설은 경영악화로 지난 7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로 검찰 수사까지 겹치며 외우내환에 시달리게 됐다. 직원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안겼다는 도덕적 비난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 내부 직원의 고소가 발단이 된 터라 사내 분위기마저 뒤숭숭하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지난 30일 압수수색이 진행됐으며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4대강 사업 비자금 조성 의혹이 문제가 됐다.
대구지검은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서울 광화문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우건설 재무팀과 토목본부, 하도급업체 관련 부서에서 각종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7월에도 골프장 건설등과 관련해 하도급업체와 짜고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4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전·현직 임원 4명이 구속 기소되는 충격을 겪었다.
현대건설도 4대강 사업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4대강조사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현대건설 전·현직 대표이사 등 12명을 4대강 사업 당시 비자금 조성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최근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LIG건설이 CP부당 발행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LIG건설은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정도로 재무상황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월에서 3월까지 242억2000만원 규모의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LIG건설도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LIG 대표이사, LIG건설 전 경영지원본부장 등이 구속됐다.
벽산건설과 LIG건설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회사가 직원과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했다는 점에서 모럴 해저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연루된 터라 향후 검찰의 수사 확대여부에 따라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툭하면 검찰 압수수색과 조사까지 덮치면서 분위기가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불황으로 업황도 나쁠 때 설상가상 검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사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며 “4대강 비자금 건은 건설업계 전반적인 수사로 번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