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이 게임사 배불린다?...이용자들만 출혈
이용자 공든탑 무너져도 게임사는 대책·보상 나몰라라
국내 대형 게임사의 유명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민원을 들여다보면 큰 줄기는 하나다. 해킹 피해에 대한 복구 요청을 게임사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만들어둔 수십~수백만원대의 캐릭터와 아이템들을 단 한번의 해킹으로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게임사들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적절한 보상과 대처를 외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문에 이용자들은 게임사들이 '해킹으로 배불리기'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십대 후반의 게임유저 이 모 씨가 겪은 최근의 해킹 사고가 게임사의 나몰라라식 대응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연이다.
이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약 8년간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마비노기’ 게임을 즐겨 왔다.
마비노기는 2004년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온라인 3D 게임으로 일반적인 한국 게임과 달리 기술이나 스킬을 요한다.
이 씨는 마비노기만의 큰 규모의 패치인 ‘제너레이션’이 잘 이루어져 게임 스토리가 재미있다는 점 때문에 보통의 한국 게임과 달리 지겨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게임에 흥미가 없는 친구들에게도 마비노기를 권하는 등 이 씨의 사랑은 유별났다.
유료 결제 아이템이 나오면 결제를 해 구입하고 이용약관에 어긋나는 걸 알았지만 현질(아이템 현금거래)도 몇 번 해봤다. 그렇게 마비노기를 플레이하며 들인 돈이 대충 최소로 잡아도 200만원에 달한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
그는 게임 이용에 가장 치명적인 해킹 걱정에 지정 PC 로그인 시스템과 OTP(One-time Password, 1회성 비밀번호)를 사용하며 최소 한 달에 한 번 비밀번호도 변경해왔다.
바쁜 사회생활로 몇 달간 좋아하는 게임을 하지 못하다 최근 접속해본 이 씨는 깜짝 놀랐다. 해킹을 당한건지 이 씨 계정에 있는 모든 사이버 머니와 아이템이 전부 없어진데다 이 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장 레벨이 높았던 캐릭터까지 삭제된 상태였다고.
황당했던 이 씨는 넥슨 측에 'OTP 등 로그인 보안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보상해준다'는 공지대로 보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해킹 전 지정 PC 보안 프로그램을 취소시킨 것이 드러났고 OTP를 사용 중인데도 해킹이 됐다면 주민번호를 포함한 모든 정보가 빠져나간 경우로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이 씨의 책임이라는 것이 넥슨 측의 주장이었다.
이 씨는 “작년에 넥슨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이 있다. 마비노기에 가입할 때도 넥슨 아이디를 써서 가입해야 하고 서비스 역시 넥슨에서 하고 있다. 내 개인정보가 넥슨 개인정보 유출 당시 유출되지 않았다고 어떻게 자신하는지 모르겠다”며 지적했다.
덧붙여 “해킹 당한 유저들은 다시 캐릭터를 만들고 유료 아이템을 살테니 게임사가 해킹 사고를 반기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며 꼬집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