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간 농협 가산금리 비리…국민은행 대응과 대조적

2012-11-27     윤주애 기자

금융권의 약탈적 대출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잇따른 가산 금리 비리 사건으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거래 고객이 대부분 농민 등 취약계층임에도 대출 금리를 조작해 잇속챙기기에 급급한 행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사건이 어느 한곳에서 특정인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 아니고 전국 조합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렇게 챙긴 '검은돈'이 대규모 성과급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갈데까지 갔다는 한탄까지 쏟아지고 있다. 


또 이들 비리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일부가 조합장으로 재선출돼 사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농협의 CD 연동 대출금리 조작 사건에 가담한 조합장 2명이 최근 재선출됐다. 이들 조합은 3년 넘게 총 790여명의 소비자들에게 최고 연 2.33%까지 금리를 더해 5억6천만원 이상의 이자를 추가로 받았다.


또 비리에 동참한 임원 60여명도 사건이 발생한 기간 동안 1인당 수천만원씩 3년간 10억원이 넘는 특별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금융위기 직후 CD 금리가 연 6%대에서 2.4%대로 하락하면서 대출 수익률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때문에 소비자와 대출조건을 변경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컴퓨터로 단순 전산을 조작함으로써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비리를 저질렀다.

문제는 지난 1월 이 같은 비리가 표면에 드러나 농협 자체적으로 감사가 이뤄졌음에도 1년 넘게 비리 임직원에 대한 징계가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은 사건 발생 후 68개 조합, 임직원 1천여명이 비리에 연루됐다고 밝혔지만, 과다하게 챙긴 이자 일부를 환급해주는 선에서 얼버무렸다.


농협 관계자는 "조합감사위원회에서 CD 연동 대출금리 조작 사건을 조사했지만, 현재로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사항이라 징계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합장이 선거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더군다나 조합원들이 뽑아줬기 때문에 재선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금리 조작으로 실적을 부풀려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아 챙겼다는 부분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금리 외에 다른 항목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농협은 이번 사건 외에도 가산금리를 임의로 인상해 거액을 챙긴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법은 이달 초 대출금의 가산금리를 당사자들 동의 없이 인상해 거액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합장, 상임이사, 지점장 등 3명에게 징역 1년4개월 및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들은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비아농협 본점 및 9개 지점에서 CD 금리 연동 대출상품 고객 900여명의 가산금리를 높여 12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지난 8월에는 북부산농협 조합장과 임직원 등 3명이 가산금리를 임의로 높여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2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에는 과천농협에서 금리를 조작해 44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협의 이같은 사후약방문식 대응은 다른 은행권과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은행은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서류에서 대출 기한이나 금리 등을 조작한 건수가 9천6백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뤘다. 집단대출 9만 2천여 계좌를 전수 조사한 결과, 대출기간을 조작한 사례가 7천5백여 건, 대출 금리를 고친 사례가 1천9백여 건, 대출 금액이 변경된 사례가 147건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은 집단대출의 경우 시행사와 은행 사이에 대출조건에 대한 협의가 완료된 다음 이뤄지기 때문에 서류상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관행이 있었다면서 고객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은 지점장 전결 가산금리제도를 폐지하고, 가계대출 금리상한선을 현행 18%에서 15%로 3%포인트 내렸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대출서류 임의변경이 불거진 직후 소비자 보호 업무를 담당할 부서를 확대, 재편했다. 소속도 마케팅그룹 고객만족부에서 경영관리그룹 산하 금융소비자보호부로 옮겼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