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통신사가 스토커에게 전화번호 고자질~"

2012-11-28     조은지 기자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가입자의 휴대폰 번호를 스토커에게 알려주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경남 김해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대형 이동통신사의 허술한 개인정보관리 탓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조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중순 잠깐 사귀던 남성이 믿음이 가지 않아 헤어지자고 통보했다.

이별 통보를 한 날부터 조 씨는 각종 협박을 당하고 심지어 목 졸림을 당하는 등 전치 3주의 상해까지 입을 정도로 괴롭힘을 당했었다고.

하루에 수십통이 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괴로웠던 조 씨는 일주일을 버티다 경찰서로 찾아가 스토커를 신고하고 조서까지 작성했다. 그 다음날인 10월 30일 오후 1시경에 인터넷으로 휴대폰 번호까지 변경했다.

앞으로 스토커 전화에 시달리지  않을 거라 기대했던 조 씨의 꿈은 와르르 무너졌다.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발신번호 제한 표시된 전화가 걸려온 것.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전화를 받은 조 씨는 끔찍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발신번호 제한 표시된 발신자는 다름 아닌 스토커였고 조 씨는 다시금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통신사 고객센터로 연락한 조 씨는 자신의 바뀐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 대리점이 어느 곳인지 확인했다.

대리점으로 연락한 조 씨가 자초지종을 묻자 대리점 측은 스토커가 조 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며 ‘전화번호를 바꿨는데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해 알려줬다고 답했다.

조 씨가 어떻게 신분증이나 대리인 위임장, 혹은 개인정보활용 동의서 등 관련 서류 확인도 없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있냐고 화를 냈다.

그러나 대리점 측은 미안한 내색조차 없이 “휴대폰 번호를 한 번 더 변경하면 되지 않냐. 우리는 본사에 패널티만 물면 되니 마음대로 하라”며 나몰라라 발뺌을 했다는 것이 조 씨의 주장.

조 씨가 본사 고객센터 측에 다시 한 번 도움을 청했지만 본사에서는 대리점과 해결하라는 앵무새 같은 말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

결국 조 씨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 도움을 청했다.

조 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도 황당한데 대리점 반응에 더 어이가 없었다”며 “며칠 동안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기운 빠지고 시간 낭비한 것, 통화요금, 정신적 피해까지 보상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본지 제보 후 조 씨는 본사 고객센터 상담 실장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 씨는 “그렇게 관련부서나 상위자 연결을 요청했을 땐 방법이 없다더니 언론 제보 후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며 “상담 실장이라는 사람도 언론 제보를 한 것 때문에 전화한 것이라고 시인했다”며 황당해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는 “그런 식의 개인정보 유출은 있을 수 없다”고 간단하게 답했으나 조 씨에게  상당액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