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멍든 조선업계, 올해 회사채 발행 '봇물'

2012-11-28     조현숙 기자

조선업황의 장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올해 총 4조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5개 조선사가 올들어 발행한 회사채 물량은 4조2천270억1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했다. 

올해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은 곳은 세계 조선업계 수주량 1, 2위를 다투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과 7월 각각 5천억원과 7천억원씩 모두 1조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2월에 7천억원, 9월에 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현대중공업과 동일한 규모로 현금을 모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7월 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최근 또 한번 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을 공고해 올해 총 1조원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은 4월과 7월, 9월에 잇달아 회사채를 발행해 4천500억원의 현금을 조달했고 한진중공업은 1월과 6월, 8월에 걸쳐 3천770억1천만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조선업체들이 이처럼 현금확보에 나선 것은 조선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다 향후 전망마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5개 조선사 가운데 STX조선해양을 제외한 4개사는 자구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데는 성공했지만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취약한 편이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 2월에 회사채 발행으로 5천억원을 조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169.6%에서 겨우 0.6% 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 유동비율도 지난해말에 비해 8%포인트가 개선됐을 따름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중에 부채비율을 각각 35.4% 포인트, 27% 포인트나 낮췄지면 부채비율이 200%를 웃돌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유동비율도 삼성중공업이 100%를 겨우 넘겼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말 보다 8.6% 포인트 낮은 71.4%로 떨어졌다. 


한진중공업도 부채비율을 5.7% 포인트 낮췄지만 여전히 270%대에 머물고 있고 유동비율은 100%를 밑도는 형편이다.


부채비율이 500%를 넘겨 재무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진 STX조선해양은 상반기에 부채비율이 50.9%포인트나 높아져 600%에 육박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70%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10월 말 기준 국내 조선 업체의 수주잔량은 지난 2008년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향후 전망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한국의 수주 잔량은 71만7천DWT(재화중량t수)로 2009년 171만5천DWT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조선업계 수주잔량 역시 2005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조선소 가운데 23.6%가 올 연말이면 일감이 전혀 없을 것으로 예측이 나오는 등 조선업계 불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