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은 '그림의 떡'..황금시장이지만 여론에 밀려 눈치만
롯데와 신세계를 비롯한 유통 대기업들이 SSM(기업형 슈퍼마켓)사업을 놓고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가 시장 포화와 경기침체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SSM이 신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지만 정부 규제로 사업확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중소 슈퍼마켓을 인수해 재출점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회피하는 꼼수까지 등장했지만 여론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어 짝사랑 가슴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이 SSM에 목을 매는 이유는 전체 슈퍼마켓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24% 밖에 안 될 정도로 불모지여서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전체 슈퍼마켓 시장에서 SS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3.8%에서 매년 2%포인트 이상 늘어나며 지난해 24%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낮은 반면 성장성은 기존 슈퍼마켓을 크게 앞선다. 슈퍼마켓 전체 시장 총 매출은 지난해 25조원으로 전년 보다 6.7%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SSM의 매출은 같은 기간 22%나 늘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비교해도 SSM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대형마트 매출은 올들어 3분기까지 2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를 늘어나는데 그쳤다.
SSM은 신선식품을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슈퍼마켓의 판매 상품 비중은 농축수산물 등의 신선식품류가 37.7%, 가공식품 및 조리식품 등 신선식품을 제외한 기타 식품류가 46.8%로 식품류가 84.5% 나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생필품이기 때문에 경기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실제로 주요 SSM업체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부진과 달리,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기준 대기업 SSM 사업자 1위인 롯데슈퍼(6.8%)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1조7천590억원)과 영업이익(480억원)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38.6%, 43.6%나 증가했다. 2위인 GS슈퍼(5.2%)도 같은기간 매출(1조934억원)과 영업이익(351억원)이 각각 10.6%, 17.6% 증가했다.
적자상태에서 지난해말 신세계에 인수된 에브리데이리테일(1.2%)도 올 3분기까지 매출이 38.3%나 늘었고, 지난해 184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를 올해 2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이처럼 SSM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골목상권 보호와 맞물려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는 제동이 걸린 상태다. 중소기업이 심각한 경영상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대기업의 사업인수·개시·확장 유예 또는 사업축소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 합의토록 정부가 중재하는 사업조정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서울 서초동에 기존 슈퍼마켓을 인수해 간판을 바꿔다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 국회의원들이 내놓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이같은 편법개점을 방지하는 조항까지 담고 있어 대기업의 운신 폭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을 시작하기 30일 전까지는 점포 개설계획을 예고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도입될 경우 간판 바꿔치기는 불가능해진다.
이 법안은 현재 여당의 반대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이지만 골목상권 보호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라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유통 대기업들의 마지막 남은 황금시장이 여론의 눈치보기에 밀려 '그림의 떡'이 돼가고 실정이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