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으로 몰렸다가' 40년 만에 가족 상봉

2012-12-11     뉴스관리자

고물을 수집하던 60대 노인이 도둑으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다가 40년 만에 가족을 찾았다.

전북 전주에 사는 이모(60)씨는 지난달 25일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시내 경원동의 한 공터에서 고물을 모으고 있었다.

이 날은 운이 좋게도 누군가 패널을 한가득 내놓아 이씨는 서둘러 일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행운도 잠시. 이씨가 주운 고물은 주인이 있었다.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게 된 이씨는 자신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의 호적은 이미 1987년 말소된 상태였다.

이씨는 10대에 집을 나와 평생을 고물을 줍고 무료급식소를 전전하며 혼자 생활했다.

내성적인 성격에 사람과 접촉을 꺼렸던 이씨는 평생 단 한 차례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은둔 생활을 해왔다.

이 사실을 모르는 가족들은 애타게 이씨를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이씨의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이씨가 35살 되던 해인 1987년 사망신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식을 가슴에 품고 눈을 감았다.

경찰은 이씨의 부모님은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이씨의 형과 여동생 등 4남매가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해 이씨의 생존 소식을 전했다.

이씨의 형(70)은 "아버지께서 동생이 죽었다고 해서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동생 생각에 눈을 감지 못하셨다"면서 "40년 만에 죽었다던 동생이 살아 돌아와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경찰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씨는 패널 주인의 배려로 간단한 조사만 받고 풀려나 현재 호적을 되살리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으면서 형제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생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