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던 은행권 연말까지 뒤숭숭

2012-12-17     윤주애 기자

금리담합과 횡령 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한해를 보낸 은행권이 연말도 뒤숭숭한 분위기로 맞고 있다.


대선 정국과 맞물려 임금협상과 조직개편, 정기인사를 전부 내년으로 미뤄둔 상황에서 시티은행과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이 배당과 외부 출연문제로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100% 대주주인 한국씨티금융지주에 798억원의 중간배당금을 지급키로 하면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금융당국이 고액배당을 통해 국내에서 번 돈을 해외로 퍼나르는 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2004년 11월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총 5천590억원을 배당했다. 2010년 지주사를 설립한 이후에는 곧 바로 미국 본사에 보내지 않고, 지주사에 배당금을 지급한 뒤 여기서 일정 금액을 떼어낸 나머지를 송금하고 있다.


올해는 배당액을 지난해 보다 40% 가량 줄였지만 실적에 비하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4천568억원에 1천30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28.5%였던 데 비해 올해는 순이익이 1천675억원으로 급감하는 바람에 배당성향이 47%에 달한다. 순이익의 거의 절반을 본사 이익으로 돌린 것이다.


배당규모는 줄었지만 실적을 감안하면 고배당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른 셈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올해 배당규모는 지난해(1천300억원)보다 500억원이나 낮은 수준인데다 이마저도 지주사를 거쳐 더 적은 금액이 본사에 전달될 예정"이라며 "지난해에는 총 배당금액 중 879억원만 본사에 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외국으로 돈이 빠져나간다고 말이 많지만 한국시티은행은 자본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이 17%가 넘어 다른 시중은행보다 뛰어나고, 올해 배당성향도 다른 은행보다 훨씬 적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인 '하나고'(법인명 하나학원)에 대한 불법 출연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세운 하나고에 외환은행이 250억원을 출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은행의 하나고 출연도 은행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2009년 10월 개정된 은행법 제35조가 하나고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은행이 대주주에게 자산을 무상으로 양도하거나 현저히 불리한 조건으로 신용공저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나고는 법개정과 비슷한 시기에 설립됐고, 당시 하나은행은 337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학력에 따른 금리차별 적용 논란과 수수료 횡령 사건, 지점장이 연루된 1천억대 금융사기 등으로 유난히 탈이 많았던  신한은행은 올해 막바지 스키 아유회로 체면을 더 구겼다.


신한은행 일부 지점도 직원들이 대통령선거일을 포함해 1박2일로 스키 야유회를 추진했다가 민주노총으로부터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당했다가 취하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신한은행은 서둘러 야유회를 취소했지만 대선을 둘러싸고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엉뚱한 짓을 했다는 비난은 피하지 못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