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이 '골목상권' 침해? 제약사-도매업계 전운 짙어져
제조와 유통으로 찰떡궁합을 유지해온 제약사와 제약 도매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제약사의 직영 온라인 몰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이 날로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매업계는 제약사 온라인몰이 대기업 빵집 보다 더 나쁘다며 강력 성토하고 있다.
20일 한국의약품도매업협회 산하 업권수호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의 온라인 몰에대한 강력 대응을 천명하며 연일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비대위의 김성규 위원장은 “제약사의 온라인몰 운영이 계속될 시 자료제공 거부, 해당 제약사 품목의 입찰 배제 등 강력한 대응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도매업계의 강경한 입장에 밀려 대웅제약의 ‘더 샵‘에 입점할 예정이었던 우리들제약과 알리코제약은 결국 입점을 포기했다.
도매업계의 이같은 압박에 제약사들은 몹시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몰은 기존의 약국영업부 인력의 활용 대책일 뿐 도매업체들의 밥그릇을 빼앗으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대웅제약의 더샵은 2008년부터, 한미약품의 HMP몰은 올 초부터 본격적인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수수료를 받고 도매업체와 구매처(약국)를 연결해주는 중개인, 일종의 오픈마켓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도매업체가 입점해 직접 의약품을 파는 형태로 수수료를 받는 대신 판매 편익만 제공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관계자는 “약가인하와 경기침체로 약국영업부의 활동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한 생존책”이라며 “도매업계와 오해가 있는 것 같고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출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자사 영업사원들의 일터를 보장해주기 위해 시작한 사업인 만큼 이제와서 발을 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매업계는 기존 온라인 몰이 순항할 경우 모든 제약사가 이같은 방식으로 영업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 다른 제약사들도 온라인몰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대 제약사중 하나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제약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도매업계는 상대적으로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제약회사가 직접 판매에 나선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도매업계가 완전히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앞으로 제약사의 온라인 몰과 경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추고 심지어는 원가 이하로 투매할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몰에 입점한 도매업체들은 “가격이 낮은 것은 OTC(Over The Counter:처방전이 필요없는 일반의약품)가 대부분이고 ETC(Ethical drug: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의 가격은 차이가 없다”며 “가격보다는 현금순환이 빠르기 때문에 입점한 것”이라고 밝혀 입장차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문제 때문에라도 쉽게 온라인 몰에서 철수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최근 불황에다 정부의 리베이트 집중단속으로 영업부의 활동이 움추러들대로 움추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등의 인력 축소가 다급하지만 회사를 나간 직원들이 과거 리베이트 사실을 고발할 위험성이 있다. 이때문에 온라인 몰로 영업사원들을 이동시켜 사업다각화와 구조조정 효과를 동시에 누리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갈등에도 불구 대한약사회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기존의 의약품 구매가 개별 약국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약사회 입장에서 의견을 표명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약사들의 입장에서는 약품의 수급과 반품이 원활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