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유통 재벌들, 박근혜 당선에 '휴~'?
골목상권 보호 논란에 휘말리며 입지가 크게 위축됐던 유통 재벌들이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 유통산업발전법을 적극 지지했던 문재인 후보와 달리, 박 당선자는 법안 통과에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재벌개혁과 맞물려 유통 대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박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대선과정에서 유통법 통과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 SSM 등의 의무 휴업일을 월 2일에서 3일까지 늘리고 영업시간 제한을 4시간 확대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박 당선자는 지난 4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유통법 문제는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는 농어민·중소납품업체들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의견을 모아 조정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당선자는 당시 대형마트 영업 제한으로 농어민은 연간 1조 원, 중소납품업체들은 5조 원 이상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유통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도 지난달 16일 여야간 합의에 의해 유통법을 발의했으나 지난달 21일과 이달 3일 야당과 이견차를 보이며 반대의견으로 돌아서서 법제사법위원회 처리를 무산시켰다.
대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유통법통과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은 국회과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대선 승리로 민심을 확인했다는 명분까지 확보한 상태다.
이에따라 20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도 유통법이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박 당선자도 대선공약을 통해 대형마트에 대해 강한 규제를 예고한 바 있어 유통 대기업들로서는 얼마간의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당선자는 대형마트 입점시 사전신고와 지역주민 설명회 개최 등을 의무화하는 ‘사전 입점 예고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존 법적 요건만 갖추면 입점이 가능한 등록제에서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강화시켰지만 강제력은 없다.
또 현재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업조정제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사업조정제도는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하기 전 협동조합 등 관련업계와 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재하는 것이다.
그밖에 박 당선자는 카드와 백화점, 은행 등 소위 '3대 수수료'를 인하하고,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에서 정부 부담분을 늘리겠다는 공약도 내놓아 유통 대기업들로서는 이래저래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