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수장들 "글로벌 리스크 선제적 대응" 다짐

새 해를 맞아 금융권 주요 인사들이 3일 한자리에 모였다. 금융계 수장들은 글로벌 금융 리스크 속에서 금융산업이 우리 경제시스템의 최후 보루인 만큼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며 덕담을 나눴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3년 범 금융기관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행사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기관장,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6명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올해 금융산업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우려하면서도 힘을 합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며 의기투합했다.

이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쉽지 않은 경영 여건 때문에 올해를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눈앞의 이익보다는 더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며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금융부문이 실물 경제를 견인하는 심장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던 것처럼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기술력과 성장성 중심의 여신관행을 만드는데 더욱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올해는) 뱀의 해다. 뱀은 창조, 치료(Healing;힐링), 불사의 상징이다. 뱀은 선악과로 이브를 유혹하기 위해 나무를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로고가 뱀으로 되어 있지만, 그게 최근에는 인간 유전자 구조와 흡사하다는 가설까지 나오고 있다. WHO로고가 가진 힐링이 널리 퍼져 한국경제가 치유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산업의 건전성을 수호하겠다"고 다짐하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금융기반을 더욱 단단히 구축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금융의 신뢰를 확보하고 건전성을 제고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기관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물가 및 금융의 안정기반을 확고히 유지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할 것"이라며 "통화신용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는 한편 기준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가계·기업 부실이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특히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문제와 하우스푸어 문제는 금융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할 수 있는 솔로몬 해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권 원장은 "계사년(癸巳年)을 상징하는 뱀은 서양에서 치료의 동물이라고 한다"며 "뱀의 해를 맞아 경제적 도움이 절실한 금융소외·취약계층을 힐링(healing)하는데 있어 금융업계가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지난해 3가지 구호 중 물가안정은 잘 된 것 같다며, 올해는 내수진작을 추가해 "일자리 창출, 내수진작, 금융산업 발전" 3가지 구호로 건배사를 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