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여풍'이 분다…첫 CEO 등 고위임원 대거 배출
자동차 업계에서 우먼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전무 이상의 고위급 임원들이 잇달아 배출되는가 하면, 최초의 여성 CEO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여성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통의 리더십이 각광 받기 시작한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로 여성 대표를 맞이한 곳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다.
브리타 제에거(44) 신임 사장의 전격 기용은 최근 뒤숭숭한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BMW코리아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계속 뒤처지고 있는데다 토마스 우르바흐 전임 사장이 자살하는 등 바닥으로 떨어진 벤츠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여성 CEO를 임명했다는 분석이다.
벤츠 코리아는 2010년만 해도 1만6천115대를 팔며 BMW코리아(1만6천798대)와의 차이가 680여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만389대를 판매해 BMW(2만8천152)와의 격차가 8천대로 벌어졌다. 3위인 폭스바겐코리아(1만8천395)와의 차이도 2천대로 줄어들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는 기아자동차가 여성 전무를 배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연말 실시된 정기 인사에서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채양선(45)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지난 2년간 참신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기아차를 사상 최초로 글로벌 브랜드 TOP 100에 진입시킨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을 통틀어 여성 전무는 2011년 이노션의 김혜경 전무(51)에 이어 채 전무가 두 번째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최초다.
국산차 업계의 여풍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8월 마케팅전략실에 두산그룹 출신의 최명화 상무(47)를 영입했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9월과 10월 잇달아 홍보 담당 임원을 여성으로 교체했다.
한국지엠 황지나 전무(51)는 미국 본사로 자리를 옮긴 홍보 총괄책임자 제이 쿠니 부사장 후임으로 선임됐다. 여성 한국인이 한국지엠의 홍보 총괄책임자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르노삼성도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홍보본부에 황은영 상무(44)를 영입했다.
한국타이어 김현경(49) 상무, 벤츠코리아 예성희(38) 이사, 포드코리아 노선희(41) 이사 등도 최근 1~2년 사이에 수입차 및 타이어 업체에 여성 홍보 임원으로 새롭게 영입됐다.
이 외에 벤츠코리아 박주혜(42) 마케팅 상무, BMW코리아 주양예(40) 이사, 아우디코리아 이연경(38) 마케팅 이사 등도 업계의 대표적 여성 임원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껏 보수적 성향이 강했던 자동차 업계에서 여성 임원들은 등용이 돼도 홍보마케팅에 국한됐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이들이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과 더불어 남성에 못지않은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어 앞으로 활동 영역은 더욱더 늘어날 것이고 이미 가시적 효과도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