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대표이사 타이틀 달까? 재계 관심 집중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새해초부터 광폭 행보를 이어 가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 승진 인사를 통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던 세간의 예상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초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인 CES 2013에 참석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삼성전자의 신기술 발표와 글로벌 기업 CEO들과의 면담, 해외 거래처 점검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그동안 주로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거나 막후에서 지원활동을 펼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해외 일정만 소화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은 이번 전시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또 임직원과의 소통에도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승진 후 계열사별로 돌아가며 임원들과 상시적으로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성그룹 신임 임원 335명과의 공식 만찬행사를 주재하며 건배사를 직접하는 등 예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후계자로서 자신 있는 행보에 나서고 있는 데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사실 이 부회장은 과거 인터넷 벤처사업의 실패로 인해 경영능력을 의심 받기도 했다. 오랜 세월 경영수업에 전념하면서 절치부심해온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COO로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일조함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IT열풍이 불어 닥쳤던 지난 1990년대 말 자본금 100억원의 인터넷벤처 기업 e삼성을 설립했지만 첫해 76억원의 손실을 내며 결국 사업을 정리하는 쓰라린 실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매출 201조1천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의 기록적인 실적을 내놓으면서 과거의 악몽을 깨끗이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전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9%와 85.7%나 증가했으며 특히 연간 매출 200조원 돌파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부회장의 보폭은 앞으로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3월에 열리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나 등기이사 등 책임 있는 지위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 등기임원을 맡아 왔던 윤주화 사장이 정기인사에서 제일모직으로 자리를 옮기며 빈자리가 생기기도 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 대표는 부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것은 맞지만 올해부터는 경영승계를 위한 최종시험대에 오른 만큼 '이재용 시대'에 대비해 상징성을 부여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