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되는 제약 리베이트, 업계-당국 '숨바꼭질' 숨가쁘다

2013-01-28     김아름 기자

2013년 새해가 밝아도 제약계를 뒤덮은 리베이트의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단속이 강화될수록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면서 업계와 당국의 숨바꼭질만 되풀이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도 경찰 수사를 받거나 범죄 혐의가 입증돼 처벌을 받는 제약사 및 제약사 직원이 크게 늘고 있다.


연 초 48억원의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동아제약 임직원들이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최근 CJ제일제당과 대화제약도 강도 높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제약사 법인의 과징금이나 벌금을 넘어 임직원들이 구속 되거나 기소되는 사태가 잇따르자 제약업계는 그야말로 멘붕상태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정부가 마음먹고 조사에 나서면 피해갈 수 있는 제약사가 없다는 점에서 이런 저인망식 수사가 계속될 경우 제약계와 의료계가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사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단속이 강도를 더하면서 되레 수법이 갈수록 더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있다. 

예전 상품권이나 현금 제공이 대부분이던 리베이트가 법인카드 제공이나 리서치 자료비등으로 둔갑하는 등 수사기관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영업사원들에게 주어진 법인카드를 의료인들에게 제공해 사용하게 하는 방법으로 최대 수천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법인카드 제공으로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리베이트와 관련, 고위 임원들이 구속된 동아제약의 방식은 더 치밀했다.

광고대행사를 중간에 두고 간접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식으로 리베이트의 정체를 숨겼다.

수사반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대행사를 통해 병의원 인테리어 공사비, 병원 광고료를 대납하거나 수천만원에 이르는 의료기기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의사 자녀의 어학연수비와 가족여행비를 제공하고 몇몇 의사에게는 천만원 대의 명품시계와 오디오세트 등을 선물한 것도 밝혀졌다.

돈은 제약사가 제공하지만 실제 행위는 광고대행사가 함으로써 감시망을 벗어나려는 의도다.

동아제약은 리베이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압수수색 때 정보를 삭제하고 리베이트 사실을 폭로한 제보자에게 협박을 가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GSK와 오츠카제약은 ETC(전문의약품)가격을 보험약가대로 판매했고 신풍제약과 미쓰비시다나베는 외상매출금의 잔액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한올제약은 의사들에게 학술논문의 번역을 의뢰한 뒤 최대 150배에 달하는 번역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한국노바티스, 바이엘코리아 등도 세미나 명목의 식사와 골프접대, 강연 자문료를 반복적으로 지급해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정부의 감시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리베이트 방식은 더욱더 교묘해지고 음성화된다. 정부와 제약계의 숨바꼭질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2007년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적발된  제약사는 모두 3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