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변 35층 제한 … 재건축 조합들 곡소리
서울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들이 ‘박원순표 스카이라인’에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의 층수를 최고 35층으로 제한함에 따라 잠실지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닭장아파트가 건립될 것이란 우려를 사고 있다.
아울러 오세훈 전임 서울시장 시절 한강공공성 회복과 디자인 서울의 일환으로 50층 안팎의 사업계획을 세웠던 조합들의 피해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종로구 소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강변 관리기본방향’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한강변 정비구역 10곳에 대한 가인드라인을 발표했다.
시는 이날 공청회를 통해 한강변 재건축아파트 중 여의도와 잠실 비주거지역만 최고 50층까지 건립할 수 있고 나머지는 층수 35층, 용적률 300%이내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들의 시가총액이 또다시 3조원 이상 증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부동산뱅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한강변 재건축아파트의 시가총액이 3조6천172억원 증발했다고 밝혔었다.
따라서 한강변 재건축조합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획일적 스카이라인 제한으로 닭장아파트가 양산되는 것은 물론 정치논리 때문에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A정비업체 관계자는 “반포동 등 일부 한강변 재건축 지역의 경우 층수를 제한할 경우 사업성이 제로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의 경우 층수가 제한될 경우 1:1재건축 외에는 답이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조합원 물량에 한해 전용면적 10%이내에서 확대할 수 있는 1:1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일부 주민들이 현금청산 등을 통해 이주하거나 현재보다 평수를 조합원 스스로 줄일 수밖에 없다. 또한 1:1재건축의 경우 일반분양분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여타 재건축 사업과 달리 조합원들의 부담이 막대하다.
따라서 한강변 아파트 주민 입장에선 1:1재건축을 하느니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고, 이곳이 10여년 가까이 사업진척이 없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박원순표 스카이라인은 재건축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사업지연이란 씹기 좋은 빌미를 제공하는 동시에 조합원들에게는 분담금 상승이란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일부 재건축조합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임기가 끝난 후 사업을 진행하자는 말도 공론화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부동산전문가들도 한강변 관리기본방향이 발표대로 실행될 경우 조밀한 배치로 경관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잠실지구 일대보다 더욱 열악한 아파트들이 대거 탄생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잠실지구와 최고층수는 엇비슷하지만 용적률과 건폐율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사업계획안이 통과된 신반포1차만 하더라도 잠실지구 대비 용적률이 20%가량 높다. 또 건폐율(건축 바닥면적/대지면적) 역시 16~17%로 잠실(12~16%)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돼 아파트 사이 빈 공간이 그만큼 좁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용적률이 상향되면 그에 따라 층고 역시 올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번 정책은 용적률 상향에만 무게 중심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대다수 재건축 조합원들이 용적률이 높아지면 사업성이 무조건 향상된다고 알고 있는 점을 시가 교묘하게 이용했다”며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업성 대비 주거환경이 악화된단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시의 이번 한강변 관리기본방향은 이런 점을 정확히 관통, 주민들은 용적률 상향에 따라 사업성을 높일 수 있으니 좋고, 시는 용적률 대비 임대주택이 용이하게 늘어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란 풀이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금과 같은 획일적 정책은 단기간 임대주택 수요 등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재건축 후 30년 넘게 살아야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조망과 일조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기존 방침대로 한강변 재건축단지들의 경우 초고층으로 건립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기부채납비율을 높여 이를 시민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