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떨어져도 10대 건설사 분양가는 요지부동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10대 건설사가 고가 분양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갈수록 가격을 내리고 있는 중소건설사 아파트와 가격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7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대 건설사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3.3㎡당 평균가격은 2천80만에 달했다. 중소건설사의 1천422만원 보다 600만원 가량 높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4.5%이상 크게 하락했지만, 10대 건설사는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고분양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 평균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10대 건설사와 중소건설사의 하락폭이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 기간 10대 건설사의 분양가는 불과 4%가량 떨어졌으나 중소건설사는 13.2%나 하락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10대 건설사는 2008년 3.3㎡당 2천167만원을 기록한 이후 ▲2009년 2천135만원 ▲2010년 2천284만원 ▲2011년 1천752만원 ▲2012년 2천80만원을, 중소건설사는 ▲2008년 3.3㎡당 1천639만원 ▲2009년 1천498만원 ▲2010년 1천637만원 ▲2011년 1천484만원 ▲2012년 1천422만원을 기록했다.
10대 건설사와 중소건설사 모두 2010년 각각 3.3㎡당 2천284만원과 1천637만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행보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10대 건설사의 평균분양가는 지난 5년 간 등락을 거듭했으나, 중소건설사는 2010년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0대 건설사와 중소건설사의 행보가 2010년을 기점으로 달라진 이유는 자금력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8년 외환위기 후 10대 건설사는 물론 중소건설사들도 마케팅을 전사적으로 펼쳐, 2010년 최고점의 분양가를 달성했다.
하지만 2011년 본격화된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중소건설사는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 분양가를 낮추고 있다.
반면 자금력이 탄탄한 10대 건설사는 2011년 고분양가 논란으로 여론의 포화를 맞은 뒤 다소나마 분양가를 낮췄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분양가를 올리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이로인해 아파트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2월과 4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과 서초동에 분양한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와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는 각각 3.3㎡당 분양가가 3천297만원과 3천460만원에 달했다.
이는 당시 방배동(2천313만원)과 서초동(2천410만원) 소재 아파트의 3.3㎡당 평균시세보다 1천만원 이상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또 삼성물산이 2010년 6월 강남구 역삼동에 분양한 ‘서울 래미안 그레이튼(3천94만원)’은 서해종합건설이 같은해 4월 같은 지역에 분양한 ‘서울 강남 서해 더 블루(2천38만원)’보다 3.3㎡당 1천56만원이나 높았다.
대형사들은 이 같은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자재와 조경 등 단지를 고급화하다보니 분양가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자재의 경우 형태와 재질이 같아 보여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대형사들은 자사 브랜드 가치 때문에 고급자재를 사용하다보니 분양가도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대형사 관계자도 “단지 조경 및 커뮤니티센터 등 특화 시설이 중소건설사 아파트보다 월등히 많아 분양가가 높은 것”이라며 “중소건설사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시장이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자로 재편되고 있어 고급아파트에 대한 메리트가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실리를 따지는 실수요자들에게 브랜드 프리미엄인 고분양가는 부담일 뿐”이라며 “시장이 실수요자로 개편되고 있는 만큼 향후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파워 역시 점차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