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서 선물세트 보냈다가 망신살 뻗쳐~

[포토]뼈뿐인 갈비와 곰팡이 전통주.. "유명브랜드가 더해"

2013-02-19     민경화 기자

"분명 갈비세트라고 적혀있었는데 열어보니 갈빗대에 살코기는 찾을 수가 없네요. 뼈와 살이 죄다 분리되어 있어 갈비살인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엉망이 된 과일세트, 유명업체의 '포장재'만 이용한거라니 황당하기 짝이 없네요"

지난 설명절 지인들을 위해 유명 쇼핑몰에서 선물을 준비했다 낭패를 겪은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다.

설 명절 후 광고된 내용과 실제 배송된 제품이 판이하게 달라 속임수 판매 의혹을 제기하는 소비자 불만이 줄을 이었다..

설 선물세트의 경우 주문자와 실제 받는 사람이 다르고, 선물이라는 특성상 제품의 상태가 좋지 않아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는 맹점을 악용한 꼼수 상술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다른 온라인몰에 비해 높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농협과 우체국쇼핑 등에서 이같은 상술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 농협 갈비세트 선물 받고보니 '사골용'?

19일 인천 서구 불로동에 사는 이 모(남.29세)씨는 지난달 30일 설명절 선물로 농협 한우갈비세트를 받았다고 밝혔다.

배송된 선물상자를 열어본 이 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자 속 갈비는 살코기와 뼈가 모두 분리되어 있었고 그 중 1/3가량이 살점을 찾아볼 수 없는 앙상한 뼈로만 채워져 있었던 것.

선물 받은 거라 지인에게 명확한 상황을 확인할 수 없어 더욱 화가 났다는 이 씨. 일전에도 구입한 농협 갈비에 살코기가 적어 새 제품으로 바꾼 적이 있었던 터라 농협의 제품관리 방식을 도무지 신뢰할 수 없었다. 




▲ 살코기를 제외한 나머지 1/3은 뼈만 담겨 있고 살코기 부분 역시 모두 뼈와 분리되어 있다.


구입한 지점을 알 수 없어 근처 하나로마트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날 방문한 직원은 “고기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분리될 수밖에 없다”며 증거사진을 챙긴 후 추후 연락을 하겠다며 돌아갔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말이 없는 업체의 처리방식에 화가 폭발했다.

이 씨는 “이렇다할 해명도 없이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함흥차사였다”며 “선물용이라 구매자가 직접 확인을 못하고 선물받은 사람은 부실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부실한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한우갈비는 지방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고기와 뼈가 분리돼 뼈에 붙은 살코기가 적어질 수 있으며 총 중량에는 문제가 없다”며 “명절연휴라 업무가 바빠 사후처리가 지연된 점 사과드리며 직접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 예비시댁에 '곰팡이' 핀 전통주 선물했다 망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일 우체국 쇼핑몰에서 예비 시댁어른들께 드릴 선물로 더덕주를 3만1천900원에 구매했다. 전통주의 경우 우체국 쇼핑몰이 가장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고심끝에 결정한 것.

3일 후 시부모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김 씨는 민망함과 속상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무래도 변질된 것 같다며 휴대폰으로 보내 온 사진을 본 김 씨는 기겁했다. 사진을 받아보니 포장 박스를 개봉한 더덕주의 병 뚜껑 부분에 엄청난 양의 곰팡이가 피어 있었던 것. 뿐만아니라 술의 농도 또한 물에 색감을 풀어 놓은 듯 탁하고 흰 거품이 가득 끼여있었다. 더욱이 제조년도가 무려 5년 전인 2008년 제품이었다.

▲병 입구 부분에 온통 곰팡이가 피어있는 더덕주 선물세트.

                                                 
곧바로 우체국 홈쇼핑 고객센터 측으로 상황 설명과 함께 더덕주 사진을 전송했다. 하지만 우체국쇼핑 측은 충격적인 사진을 확인한 후에도 환불조치를 해주겠다는 형식적인 대답이 전부였다고.

김 씨는 "상자 안에는 제조년도가 2008년이라는 주류품질 인증서가 내장돼 있었는 데 포장된 상태에서 숙성시키는 것도 아니고 어이가 없다"며 "어른들께 저런 선물을 하게 되다니 민망해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우체국쇼핑 관계자는 "지금껏 이런 일이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유통업체에서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전가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설 명절의 경우 주문량이 많다보니 미리 포장을 해 놓고 있다.포장을 하나하나 뜯어본 후 확인을 하고 배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지 여부는 알 수가 없다. 병 입구에 곰팡이가 피었을 뿐 내용물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 엉망인 과일 선물세트, 포장까지 대형업체 도용?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음 모(여.50세)씨는 지난 설명절 선물받은 과일세트를 열어보고 경악했다. 설명절을 맞아 큰 집에 모인 음 씨와 가족들은 각자 먹을거리를 챙겨 모였다고.

음 씨의 언니는 남편이 거래하는 은행에서 명절선물로 보낸 것이라며 사과, 배혼합세트 한상자를 전했다. 차례를 지내려고 과일상자를 열어본 음 씨의 가족들은 경악했다. 배 6개와 사과 6개 모두 상처나고 물러 성한 게 하나도 없었던 것.


박스에서 대기업 S사 유명브랜드 상표를 확인하자 더욱 실망이 컸다고.

선물이라 구매처를 알기 어려워 S사 측으로 직접 연락한 음 씨는 경위 파악 후 연락을 주겠다는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음 씨는 “알만한 대기업에서 이런 상품을 보내다니...황당할 따름이다”며 “선물용이라 확인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엉망인 과일을 보낸건지 의심스럽다”며 빠른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S사 관계자는 “자사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직접 주문'받아 배송한 것으로 상자를 잘못 포장해 생긴 오해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명절 연휴 납품하는 곳이 많아 사용하는 과일 박스가 여러종류이다 보니 포장이 잘못된 것 같다”며 “포장할 때 하나하나 확인후 출고하고 있으며 고객이 받은 제품의 경우 배송중 손상된 것 같다”며 교환처리를 약속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민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