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원칙 없는 임원 인사로 구설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 초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은 이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씨푸드는 두자릿수 매출증가와 영업이익 개선에도 승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데 반해, CJ이앤엠, CJ헬로비전은 영업이익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승진자가 대거 배출됐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씨푸드는 지난해 매출 1천668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2.9%, 7.8% 증가한 수치다. 다만 매출액 증가폭이 커서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불황에도 매출을 두 자릿수로 늘리고, 영업이익도 개선해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단행된 정기인사에선 CJ씨푸드 임원 승진자가 한 명도 없없다. 김영경 CJ씨푸드 대표가 유임된 것이 인사라면 인사다.
CJ그룹은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승진 72명과 전보 및 신규영입 24명 등 총 96명에 대한 대규모 정기임원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반면 CJ이앤엠과 지난해 11월 상장된 CJ헬로비전은 영업이익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승진자가 대거 배출됐다. CJ이앤엠은 지난해 매출(1조580억 원)이 전년에 비해 29.3%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310억 원)은 28.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전년에 비해 2.3%포인트 악화된 2.9%를 기록해 CJ프레시웨이(1.3%)의 뒤를 이었다.
CJ헬로비전도 같은 기간 매출(7천741억 원)이 33%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천174억원)은 9.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전 계열사 중 가장 악화돼 전년 대비 7.1%포인트 감소한 15.2%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기인사에서 CJ이앤엠은 최진희 상무를 비롯해 상무급 2명, 상무대우급 3명 등 총 5명이 승진했고, CJ헬로비전도 이영국 상무를 비롯해 상무급 2명, 상무대우급 3 등 총 5명이 승진했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대체적으로 실적이 양호해 인사 기준과 부합된다.
그룹의 주력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4조 6천712억 원)과 영업이익(2천461억 원)이 전년에 비해 각각 5.7%, 45.1%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5.3%로 전년에 비해 1.4%포인트 개선됐다.
공시된 실적은 CJ제일제당 개별 실적으로,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해외바이오사업 실적이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국내 사업만으로도 선방한 셈이다.
이에 따라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보직이 유임됐고, 김 사장을 포함해 총 23명(사장1, 상무 7, 상무대우 15)이 승진해 계열사 중 승진자가 가장 많았다.
이밖에 사상 최초로 1조매출을 달성한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4%, 6.1% 증가했고, CJ CGV는 각각 21.3%, 3.8%, 지주사인 CJ는 각각 19.6%, 65.4% 증가했다.
이에 따라 CJ오쇼핑은 8명(부사장대우 1명, 상무 3명, 상무대우 4명), CJ CGV는 5명(부사장 1명, 상무 2, 상무대우 2), CJ는 3명(사장 1, 부사장 1, 부사장 대우 1)이 승진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1조7천598억 원)이 16.4%나 증가했으나 영업이익(227억 원)이 전년에 비해 4.7% 감소해 지난해 영업이익률 1.3%를 기록하며 전 상장계열사 중 수익성 최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기인사에서는 이상만 상품개발본부장이 부사장대우로 승진했고, 문종석 CJ프레시웨이 FS본부장(부사장대우)이 유일하게 외부에서 영입됐다.
이번에 공시된 실적이 계열사들의 개별실적이고 1년치 연간 실적으로 인사결과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2년 전만 해도 단기 실적으로 CEO들을 대거 물갈이 했던 전례가 있기에 이번 인사가 상대적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평이 우세하다.
2010년 하반기부터 재작년 6월까지 1년 동안 CJ그룹을 떠난 임원은 20여 명에 달하며, 이 중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5명이나 됐다. 당시에도 CJ그룹은 실적부진으로 경질됐다고 그 이유를 밝혔었다.
[마이경제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