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에 '이별' 통보한 캠코, 뭔 일?

2013-02-14     이호정 기자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쌍용건설 부실관리와 관련, 그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특히 쌍용건설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기한인 오는 22일까지 제3자 배정유상증자에 온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결별을 염두에 둔 해명으로 풀이된다.


캠코는 13일 쌍용건설 노조가 주장하는 부실관리 책임소재에 대해 “설립구조상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쌍용건설 정상화를 위해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 예로 공사회계에서 가능했던 쌍용건설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700억 원 매입을 지원했고, 경영관리단 파견과 ABCP 연장지원, 해외사업 정상화를 위한 보증서 발급지원 등을 들었다.

캠코 관계자는 “캠코는 단지 기금관리자이고 은행처럼 여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설립구조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한 뒤, “국내실정을 감안하지 못한 PF사업장 대규모 대손 발생 및 공사 미수금 등 주요 프로젝트의 실패 때문에 매각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실제 쌍용건설은 국내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끝물이던 2010년경, 관련팀을 신설해 수원 등지에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수주전에 참여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위를 일삼은 바 있다. 이로 인해 2011년 1천689억 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1천51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2년 동안 3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금융권과 건설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의 이 같은 위기가 오래 전부터 예견된 현상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캠코의 이번 입장발표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쌍용건설이 1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한 후 자본전액잠식과 관련한 공시를 하겠다고 앞서부터 밝혀왔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기한이 오는 22일까지라 쌍용건설의 보유지분을 채권은행 등에 넘기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쌍용건설의 회생은 재3자 배정유상증자 외에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캠코가 보유하던 쌍용건설의 지분을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여러 은행에 분배하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이 해외시장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해왔던 만큼, 여러 금융사가 지분을 나눠 갖게 되면 쌍용건설 정상화가 사실상 요원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홍콩계 VVL과 싱가포르 외에 국내 기업 몇 군데서도 쌍용건설의 해외시장 파워를 염두에 두고 최근까지도 인수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14일 자본전액잠식과 관련된 내용이 공시되면 채권단의 태도 여하에 따라 쌍용건설의 운명이 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캠코는 오는 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기한이 만료되면 쌍용건설 지분을 정부에 현물반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