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對 버버리, 체크무늬 소송전 본격화

2013-02-14     조현숙 기자

영국의 준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국내 패션업체를 상대로 또 한번 특허 분쟁을 선포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버버리코리아는 최근 서울지방법원에 LG패션이 소위 ‘버버리 체크’로 불리는 자사 고유의 체크무늬가 들어간 셔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버버리코리아 측은 해당 제품의 제조·판매를 중단하고 손해배상금 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LG패션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버리가 문제를 제기한 제품은 LG패션의 브랜드 닥스에서 판매되는 남성 셔츠로, 제품에 쓰인 ‘하우스체크’가 버버리 고유의 체크 패턴과 동일하다는 주장이다.

버버리가 국내 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버버리는 지난 2002년 한국 진출 이후 8건의 소송을 제기해 3차례 패소한 전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제일모직의 빈폴을 상대로 역시 ‘체크무늬’ 소송을 제기했고, 2008년에는 제로투세븐 등 패션업체를 상대로 디자인 등록 무효 및 제품 판매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2009년에는 천안 소재 '버버리‘ 간판을 단 영세 노래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세간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라이센스 브랜드 ‘닥스’를 보유한 LG패션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체크무늬는 오래 전부터 패션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던 수많은 패턴의 한 종류일 뿐 독자적인 고유 지적재산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것. 게다가 40년 전쯤 닥스가 도입했던 체크패턴을 이제와서 소송의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LG패션 관계자는 “닥스의 체크패턴은 영국 본사에서 정식으로 인정한 고유 패턴임에도, 닥스본사가 아니라 LG패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며 “판결여부를 떠나 이슈 자체로 자사의 명예가 실추됐으며, 아직 정식으로 소장이 도착하지 않았으나 이미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버버리 측이 요구했다는 5천만 원이라는 손해배상금 역시 의도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주장하는 대로라면 버버리 고유의 독자적인 패턴 가치가 그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패션업계 역시 거듭되는 버버리의 체크 패턴 소유권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다. 거듭되는 소송 패소에도 또 다시 체크패턴 소유권 주장을 하는 것이 국내 시장에서 좁아진 버버리 입지를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버버리코리아의 지난 2011년 영업이익은 343억 원으로 전년동기(428억 원)보다 20% 감소했고, 순이익도 349억 원으로 23% 줄어 루이비통. 구찌 등 타 명품 브랜드에 비해 국내 입지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패션 업계 디자인 지적재산권 논쟁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나 지난 2006년 빈폴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버버리는 거의 모든 체크패턴이 모두 버버리 소유라는 논리를 펼쳤었다”며 “체크무늬는 횡과 종의 직선이 결합한 일반적인 패션 패턴이며 당시 빈폴은 고유 체크가 한국 전통 창살의 가로세로 무늬에서 착안했다는 헤리티지(기원)를 증명함으로써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션 디자인 창작물에 대한 특허심판에는 판단 기준이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버버리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소송과 관련해 버버리측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