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자본전액잠식… 해외명가 이대로 무너지나
해외건설 명가로 불렸던 쌍용건설이 작년에만 4천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자본전액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오는 4월1일까지 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해야 '증시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IFRS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천672억 원과 4천114억 원 줄어들었다. 또한 대규모 손실로 자기자본이 -1천454억원으로 집계돼, 납입자본금 1천488억 원 대비 자본잠식률이 197.6%에 달했다. 쌍용건설의 이 같은 자본잠식은 미분양주택 할인분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1조2천억 원에서 5천억 원으로 감소시키는 과정에서 손실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쌍용건설이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서는 오는 4월1일까지 1천5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캠코 주도하에 진행됐던 유상증자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서는 출자전환을 통한 자금유입을 기대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단(캠코)가 13일 해명자료를 통해 ‘공사법’ 상 직접적인 자본금 출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채권단과도 관계가 악화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캠코는 채권단의 요구대로 출자전환은 불가하단 입장을 천명한 반면, 채권단은 출자전환의 조건으로 캠코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캠코에서 우이동 소재 콘도미디엄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인수하는 등 유동성 공급방안을 세울 경우 채권단도 출자전환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캠코는 부실채권정리기금 만료일인 오는 22일 정부에 현물 반환과 함께 지분 맞교환 등으로 대주주 지위를 채권단에 넘기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출자전환에만 성공하면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건설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는 만큼, 대립각만 세우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서 쌍용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던 홍콩계 펀드 VVL과 아시아․유럽투자자가 뛰어든 데는 해외에서 공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출자전환만 마치면 국내 유수의 대기업까지 인수에 나설 준비를 끝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