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블루오션?…사병 월급 인상에 은행권 '반색'
2013-02-18 윤주애 기자
'쥐꼬리'만했던 사병 월급이 크게 오르자 은행들이 앞다퉈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은행들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 군장병들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 차원에서 손실을 감수하며 출시한 상품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군인들을 미래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시도란 분석이 우세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2월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발 빠르게 군인전용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최근 1년간 46억 원 상당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IBK전역준비적금'이 2만6천좌(25억 원), 작년 한 해 동안 한시 판매했던 'IBK군인적금'도 3천400좌(21억 원)가 개설됐다.
IBK전역준비적금은 1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6개월 이상 5년 이하) 자유롭게 적립하는 데도 연 5.3% 금리가 적용된다. IBK군인적금은 1년에 5% 고금리로 인기몰이에 성공해 월 적립한도를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늘리고 직업군인 외에 학군사관후보생과 사관생도 등도 가입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이 상품은 이것저것 따지며 우대금리를 주는 게 아니라 통 크게 기본금리를 5.3%로 내세웠고, 식비와 교통비 등으로 매달 정기적으로 저축하기 어려운 군인들의 여건을 반영해 자유적립식으로 한 게 주효해 인기를 끌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아예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적금을 부을 수 있도록 국군재정관리단과 최근 협약을 체결했다. 'KB국군장병우대적금'은 전역일에 맞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급여이체시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병사는 최고 연 5.5%(2년제)와 간부는 연 5.1%(3년제)가 적용된다.
손갑헌 KB국민은행 기관영업추진부 팀장은 "현재 시중금리가 연 3%대인데 최고 연 5.5%를 주면 사실 손실이 막대하지만, 국가를 위해 고생하는 군장병들을 위해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장교들의 급여계좌 절반 가량이 자행인데, (인원이 더 많은)사병들은 신한은행 계좌가 많다"며 앞으로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의식한 듯 신한은행은 2009년 말부터 판매해온 군인적금을 재정비해 이달부터 신상품으로 내놨다. '新(신)나라사랑적금'은 사병 외에도 경찰, 소방원 등 의무복무자를 포함시켜 최대 연 5.5%(1년6개월 이상)를 지급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이 적금은 단돈 1천 원만 있어도 가입할 수 있어 군 입대 전 건강검진때 만드는 '나라사랑(체크)카드'와 함께 대표적인 군인상품으로 구분된다. 나라사랑카드는 GS25, CU(옛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서 5~10% 가격할인 혜택이 있고, 전자칩이 들어 있어 신분증 기능도 겸하는 등 편의성으로 군장병 10명 중 8명은 가입할 정도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군인전용적금을 내놨다. '우리국군사랑적금'은 리테일부문에 강한 은행답게 현재 군 복무중이 아니더라도 입대 예정인 사병도 만들 수 있다. 월 적립한도는 KB국민과 신한보다 2배 많은 20만원이다. 사병이 21개월 군 복무기간 동안 IBK기업은행이 최대 100만원, KB국민과 신한은행이 24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480만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특히 우리은행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만들 경우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적용하기 때문에, 2년짜리 최대금리는 무려 5.8%로 가장 높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2년간 48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단순계산으로 월 10만원씩 묶어둔다면 전역할 때 700만원이 넘는 목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관건은 집에서 용돈을 받지 않는 이상 월급의 80~90%를 저금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200만원 정도를 모으려면 8만원씩 꼬박 24개월은 불입해야 10만원 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변경된 사병 월급규정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등병(8만1천500원→9만3천700원), 일병(8만8천200원→10만1천400원), 상병(9만7천500원→11만2천100원), 병장(10만8천원→12만4천200원) 등은 월급이 15%씩 올랐다. 군 입대 후 5개월간 41만원 받던 것에서 48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총 21개월간 194만원선에서 227만원선으로 급여가 33만원(16.9%) 올랐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