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속 파리 사건, 왜 경찰까지 가게 됐나?

2013-03-04     유진희, 김건우 기자

유아용 기저귀 제조업체의 민원 대응 방식에 소비자가 단단히 뿔났다.

4일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에 사는 박 모(여)씨는 아기 기저귀에서 발견된 이물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에 제조사 측이 믿지 못할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박씨는 지난달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쌍용큐티 기저귀에서 파리로 추정되는 벌레가 피와 함께 눌어 붙어 있는 사진과 민원을 제보했고  2월 4일자로 보도됐다.. (관련기사 = 아기 기저귀에 피투성이로 짓이겨진 파리,웬말~)

당시 이물 발견 후 2개월동안 회신이 없었던 쌍용제지 측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취재 이후 "이물질이 발견된 기저귀를 확인한 후 환불과 함께 다른 기저귀로 보상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후 기저귀를 회수한 업체 측과 박 씨 부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게 된 것.

박 씨에 따르면 증거물 회수 후에도 연락두절 상태였다 2주가 지나서야 검사 결과서를 들고 찾아왔다. '자체 연구소 측 검사 결과 생산라인에는 문제가 없고 납품업체나 방제업체의 문제인 것 같다'는 것이 공문의 내용이었다.

명확한 근거가 없는 결과 내용을 납득할 수 없었던 박 씨는 "납품업체나 방제업체의 잘못이라는 쌍용 측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연구소 검사 자료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는 "이 문건이 회사 방침이고 나는 이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두루뭉술한 대답뿐이었다.

증거 자료 제시를 위해서는 회사의 내부규정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한다는 등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차일피일 늦어질 뿐이었고 이후 '방제업체인 세스코에 사건을 의뢰했다'는 쌍용 측의 주장에 대한 어떤 자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생산라인에 문제가 없다는 공문(위)과 연구소와 방제업체에 사건 의뢰을 했다는 증거물 제시에 대한 쌍용 측 각서.


사실 확인에 대한 실랑이가 오가던 중 업체 관계자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차에 올랐다고. 박 씨의 남편이 이야기를 마치지 않고 가버리려는 그들을 막으려고 자동차 조수석 손잡이를 잡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주행을 하는 바람에 약 30m 가량을 끌려가 하마터면 큰 사고가 벌어질 뻔 했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

결국 경찰서로 인계된 쌍용제지 관계자는 사건을 의뢰한 확실한 증거 자료를 송고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자리를 떴다.

박 씨는 "명확히 조사를 했다면 그 결과를 제시하면 되는 건데 문건 제시에 몇 주나 걸린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제대로 확인절차도 없이 다른 곳으로 책임만 떠넘기려고 한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불리하다 싶으니 이야기 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망가려 하고 그 와중에 사람까지 다칠 뻔 했다.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쌍용제지 관계자는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연구소와 세스코에 확실한 의뢰를 했다. 다만 의뢰한 증거물들은 내부적 공문이라 쉽게 공개하지 못할 뿐"이라고 답했다.

차량 사고에 대해서는 "차 주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출발한 것으로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방제업체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본지가 직접 세스코 측으로 확인 결과 쌍용제지로부터 의뢰를 받아 사실 확인 중으로 밝혀졌다.

세스코 측은 현재 쌍용 측과 자사 기술운영팀이 TF팀을 구축해 조만간 소비자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문제가 된 기저귀가 8월 생산제품이라 자세한 조사 및 방제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선 구입 당시와 유사한 기후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날씨가 풀리는 3월 정도 자세한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진희,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