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셋톱박스 설치.."재활용 차원, 성능 문제없잖아~"
인터넷 결합상품에 신규 가입한 소비자가 통신사 측이 사전 안내 없이 '중고' 셋톱박스를 설치한 사실을 알고 저렴한 요금제 사용자에 대한 불평등한 조치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셋톱박스의 경우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수리 후 재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충분한 안내가 없어 오해가 생긴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20일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가정에서 쉽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기려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결합상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불쾌한 일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신청한 상품은 인터넷, TV, 전화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결합상품임에도 이용료가 1만5천원이 넘지 않았다. 이전 통신사에 비해 절반 이상 이용금액이 낮은 상품이라 계약내용이 무척 만족스러웠다는 김 씨.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셋톱박스에서 알 수 없는 소음이 계속 발생해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고.
업체 측으로 요청해 셋톱박스를 교체했다. 그러나 새로 설치한 셋톱박스는 중고 흔적이 역력했다. 본체 곳곳에 스티커가 붙여 있고 모퉁이마다 마모된 흔적도 있는 등 중고 제품이 100% 확실했다.
이후 김 씨가 적극적으로 항의하자 AS기사가 새 셋톱박스를 가져와 설치했지만 이전 기기와 달리 액정 화면도 없고 제품 사양도 달라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고.
김 씨는 "애초에 설치된 셋톱박스에 이상이 있었던 것도 모자라 슬쩍 중고를 설치하다니...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라 푸대접을 받은 게 아닌가 싶어 상당히 불쾌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은 사전 안내가 되지 않아 중고품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기기 특성 상 중고품 사용이 가능하며 제품 성능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셋톱박스는 일단 고객 소유가 아니라 회사 소유의 제품을 임대한다는 것을 전제로 두어야 한다"며 "만약 고객이 직접 셋톱박스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중고 여부가 문제가 되겠지만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재임대되는 제품이기에 기능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검수 과정은 자체 공장에서 직접 이뤄지기 때문에 제품 성능 차원에선 고객이 안심하셔도 된다. 만약 중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기능상 하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타 제품으로의 교체가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