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그룹 이익 기여도 87%, '삼성후자'어떡해
삼성전자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삼성그룹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삼성전자 편중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어 자칫 전자의 실적이 나빠지면 그룹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전체 사업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0년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들이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그룹의 시름을 키우고 있다.
20일 재벌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금융사 제외)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9.2%→70.3%→69.9%→70.2%→71.3%로, 2009년을 제외하곤 거의 매년 높아지고 있다.
영업이익의 삼성전자 쏠림 현상은 더 심하다. 2008년 71%이던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은 5년 만에 16.6%포인트가 높아져 지난해 87.6%로 급증했다. 매년 꾸준히 3~4%포인트씩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비상장 계열사와 금융사를 포함한 삼성그룹 전체로 살펴봐도 삼성전자 편중도는 여전히 60%에 육박하며 비중이 늘고 있다. 2008년 58.9%에서 지난해 60.1%로 커진 것이다.
삼성전자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49.9%에서 64.5%로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그룹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 삼성이 '전자'와 '후자'로 나뉜다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이는 다시 말해 삼성전자 실적이 나빠질 경우 그룹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소리기도 하다.
삼성전자 역시 그룹 상황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편중이 크다는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무선사업 부문 매출은 27조2천억 원으로 전체 매출 56조 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의 영업이익은 별도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네트워크 장비 및 PC 사업의 수익성 둔화 추세로 볼 때 정보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 5조4천억 원은 대부분 휴대폰 사업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그룹이 지난 2010년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육성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까지 23조 원을 투입하기로 한 신사업이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의 위기론을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삼성이 2010년 결정형 태양전지를 생산하며 뛰어든 태양광사업은 각국 정부 지원 축소와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공급과잉 상태에 빠지며 분기당 300억원씩 적자를 냈다. 결국 이듬해인 2011년 7월 삼성SDI로 사업을 이관했고 박막형 태양전지로 사업 방향도 선회했다.
자동차용 2차전지도 독일 BMW, 미국 델파이 등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나 매출의 60%가 소형 2차전지에서 나올 정도로 대형 제품의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LED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고, 바이오 제약은 지난해 말 해외에서 진행하던 임상시험이 돌연 중단되는 등 난관에 부딪혔다. 의료기기로 대표되는 헬스케어 사업은 재검토설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신사업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삼성을 먹여 살리고 있는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도 초창기에는 10년 가까이 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반도체는 삼성그룹을 말아먹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을 정도"라며 "5대 신수종 사업도 현재는 씨앗을 뿌려 가꾸는 과정으로, 실패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