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시총, 전문경영인 '웃고' 오너일가 '울고'
10대 건설사 중 상장된 6개사의 시가총액이 CEO들의 출신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공교롭게도 전문경영인 체제 건설사는 3% 정도 하락에 그친 반면, 오너일가 출신이 CEO를 맡고 있는 곳은 평균 19%나 쪼그라들어 대비를 이뤘다.
20일 한국거래소및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증시에 상장된 6개사 가운데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만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반대로 오너일가 출신이 수장을 맡고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의 시가총액은 각각 31%와 8%가 줄었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정연주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물산이다. 정 부회장은 2010년 3월(9억5천761억 원) 삼성물산 수장 자리에 취임한 후 3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시가총액을 6천874억 원 늘려 19일 기준 10조2천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던 것과 달리 놀라운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우연이 아니란 평이다. 지난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이 정 부회장 취임과 함께 똑같은 경험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재임 시절 매출을 1조1천300억 원에서 4조300억 원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시가총액도 1천340억 원 수준에서 4조6천억 원으로 대폭 신장시켰다.
김 윤 대림산업 부회장도 선방했다. 최악의 부동산 경기한파 속에서도 시가총액을 2% 가량 늘렸기 때문이다. 2012년 김 부회장이 취임할 당시 대림산업의 시가총액은 3조1천424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766억원 늘어난 3조2천190억 원이다.
이처럼 전문경영인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오너 일가 출신인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의 시가총액은 줄어 체면을 구겼다. 현대산업개발은 2009년 3월 정몽규 회장 취임 당시 2조5102억 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19일 기준 1조7천413억 원으로 감소, 3년 사이에 7천689억 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산업개발의 사업영역이 여타 대형 건설사와 달리 국내사업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사업 분야에서는 빠지지 않고 '톱5'에 들어갈 만큼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81%나 줄어들었다.
GS건설도 허명수 사장 취임 당시인 2008년 12월 대비 현재 시가총액이 2천499억 원(-8%) 줄었다. 해외플랜트 시장과열에 따른 원가상승과 원가율 양호 프로젝트의 수주지연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이끌고 있는 정수현 사장과 서종욱 사장은 전문경영인 출신이면서도 시가총액이 줄었다. 하지만 두 회사 CEO는 모두 억울한 경우다.
정 사장의 경우는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에서 최고의 매출과 함께 1등 건설사의 위용을 다시금 과시했고, 증권업계에서도 건설사 중 유일한 투자처로 지목해왔기 때문. 서 사장도 금호건설 산하에 있던 시절 CEO에 취임해 각종 어려움을 겪은 후, KDB산업은행 계열로 포함된 후 '빅3'에 재진입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대비 1조8천억 원(-19%), 대우건설은 2007년 12월 대비 5조1천억 원(-58%)이나 시가총액 줄어들었으나, 금융권에서는 올 연말에는 시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