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주춤’ vs 스타벅스 ‘약진’…이유는?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에만 적용되는 '모범거래기준'이 스타벅스 등 외국계 기업의 진입장벽만 낮춰 영세 가맹점주들에게 되레 강한 경쟁자를 양산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모범거래기준 적용 여파로 토종 커피전문점 1, 2위인 카페베네와 엔젤리너스의 개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외국브랜드 1, 2위인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모두 직영점만 운영하기 때문에 영세 가맹점주들 입장에선 더욱 버거운 경쟁상대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 1위 사업자인 카페베네는 지난해 월평균 개점수가 11.7개였지만 커피전문점에 대한 모범거래기준이 적용된 지난해 11월 이후 12월과 올해 1월에는 2개월간 10개 개점에 그쳐 월평균 5개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제리너스는 같은 기간 24개를 개점해 월평균 12개로 전년 월평균(12.5개)과 비슷해 보이지만, 지난 1월만 따지면 5개 개점에 그쳐 전년월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외국계 커피전문점은 개점수가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 스타벅스는 같은 기간 17개를 개점해 월평균 8.5개로 전년 월평균(7.5개)을 앞섰고, 특히 1월에만 13개를 개점해 지난해 월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커피빈은 지난해 11월까지 매장이 연초대비 오히려 2개 줄었지만,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는 총 5개를 새로 개점했다.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의 현재 매장수는 각각 849개와 712개로 토종브랜드 1,2위 사업자이며,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외국브랜드로 각각 490개, 222개 매장을 직영으로 보유하고 있다.
결국 국내 커피전문점에만 적용되는 모범거래기준 때문에 적용 두 달만에 토종브랜드인 카페베네와 엔제리너스의 출점률이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고, 반대로 외국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늘고 있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커피전문점들이 동일 브랜드로 500m 이내에서 신규 출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모범거래기준을 시행했다. 가맹점이 증가할수록 본부 매출은 올라가지만 가맹점주들은 경쟁 가열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그런데 적용 대상이 국내 커피전문점인 카페베네와 엔젤리너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 5개 프랜차이즈로 국한됐고, 외국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매장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모범거래기준 적용 덕에 신규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실제로도 이들이 적극 출점하고 있어 영세 가맹점주들은 이제 거대 직영점을 상대로 경쟁하는 상황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국 프랜차이즈학회 회장인 박주영 숭실대 교수는 “이런 상황은 모범거래기준 대상에서 외국기업이 빠졌을 때 이미 예견됐다”며 “가맹점주들에게 더 위협적인 것은 자본을 가진 직영점이라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가맹점 본사가 점주들과 성과뿐 아니라 위기를 공유하려는 근본적인 노력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내 커피프랜차이즈들은 본사 매출에만 급급해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면서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떨어지는 것을 신경쓰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모범거래기준 같은 무리한 제도가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 같은 경우는 성과와 실패가 모두 본사의 몫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시장분석을 하고 개점하고 있다"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가맹 점포당 최저수익을 보호하는 제도나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일부를 적립해 위기상황에 빠진 가맹점 등에 지불하는 식으로 위기를 공유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