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양대산맥, 범현대家 vs 범LG家

인지도·대중성 면에선 범LG家가 앞서

2013-02-22     이호정 기자

범현대가(家)와 범LG가(家)가 국내 체육계에서 막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CEO스코어와 체육계에 따르면, 범현대가와 범LG가 출신 오너들이 대한체육협회 가맹 경기단체 등에서 수장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을 뻗친 종목도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야구, 배구, 축구는 물론이고, 올림픽 효자종목인 양궁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클 등 다양하다.


현재 두 가문에서 체육계와 손잡고 있는 오너는 각각 3명씩인데, 막강한 지배력을 구축한 범현대가보다 범LG가가 더 실속 있다는 것이 체육계의 공통된 평가다. 범현대가에서 수장을 맡고 있는 축구, 양궁, 아이스하키가 범LG가의 야구, 배구, 사이클에 인지도와 대중성 면에서 다소 밀리는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범현대가에서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이 대한아이스하키협히장을 맡고 있다. 반면 범LG가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이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대한사이클연맹 총재직을 역임하고 있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재벌사의 막강한 후원 덕택에 국내 스포츠가 비약적 발전을 한 게 사실이지만, 기업들도 후원에 따른 일정 수준의 홍보효과를 누리려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대중성 높은 스포츠를 맡고 있는 범LG가가 앞선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공시한 이들 기업 중 정의선 부회장과 구자준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와 LIG손해보험의 실적(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대거 늘어난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사업부문은 크게 주택과 토목으로 나뉘고, 이중 주택산업 분야 의존도가 60%에 달한다. 그런데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이 20년 만에 해외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정몽규 회장의 대한축구협회장 당선도 보이지 않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등 주요 경기가 있을 때는 상대국 정관계 인사는 물론 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다질 수 있어 회사 홍보 및 인지도를 올리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며 "특정 행사 때문에 매출액이 늘어났다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장을 역임한 전임 CEO들 역시 각종 국제행사를 통해 가시적 효과를 누린 바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만 하더라도 정몽구 새누리당 의원이 47~50대 축구협회장을 역임했던 시기에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정 의원이 49대(2001~2003년) 축구협회장 역임시절 개최했던 한일월드컵(2002년) 당시 8조8천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7% 늘었다. 45대와 46대 회장을 역임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역시 축구협회장 명함을 갖고 대우의 세계 경영을 지휘한 바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양궁사랑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정 회장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 직을 역임하고 있으며, 정 부회장은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지금까지 양궁 발전을 위해 300억 원 이상 투입, 올해도 60억 원 가량의 후원금을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은 대한배구협회 드림식스 인수 등 현안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