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사외이사, 교수와 권력기관 출신 압도적
국내 10대 재벌그룹의 사외이사 자리는 대학교수들이 43.7%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전관예우 성격의 법조인과 관료들도 한몫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교수·법조인·관료·세무공무원이 무려 76%를 차지했다.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들이 까다롭 않고 무난하기 때문이며, 법조인.관료.세무공무원들이 많은 것은 이들이 유사시에 외풍을 막는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급한 일이 있을 땐 관계 요로에 줄을 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기업인은 전체의 20%에 불과해, 아직도 대기업의 사외이사가 전관예우적 성격을 띄거나 기업의 외연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10대 재벌기업 92개 상장사 사외이사 323명(중복 9명)의 현직이나 출신 직종을 분석한 결과, 현직 대학교수이거나 대학교수 출신이 140명으로 전체의 43.7%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현재 대부분 법률사무소 등에 소속돼 있는 법조인 출신이 48명으로 15.2%, 관료출신도 42명으로 12.7%에 이르렀다. 이밖에 세무공무원 출신도 19명이나 돼 단일 직종으로는 상당한 비율(5.3%)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기업인 출신은 66명으로 20.7%에 머물러, 대기업 사외이사에서는 기업인 출신이 큰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 분류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대학교수 중 절반 가량이 서울대를 필두로 한 각 대학 경영학과 교수들이었고, 법조인 중에는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장 소속 또는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김&장은 전체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 48명 중 11명(1명 중복)을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들 10대 그룹 사외이사 중에서는 다른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직급을 겸임하고 있는 사람도 21명이나 됐다.그 중 9명은 10대 그룹내에서 두 업체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본인의 현직과 함께 3개 이상의 직함을 갖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이들 중에는 특히 눈에 띠는 고위급 인사가 많은데 남용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스코와 GS리테일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장관은 삼성생명과 SK가스 사외이사로 있다.
또 신현수 김&장 변호사, 한준호 (주)삼천리 회장, 문성우 전 법무차관,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병주 태평양고문, 이승재 삼송세무법인 회장, 주순식 율촌고문 등도 10대 그룹 내에서만 두 업체의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룹별로 사외이사를 뽑는 성향에도 차이가 있었다.삼성그룹은 교수 출신을 주로 뽑은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법조계와 세무공무원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LG와 SK는 재계 출신을 중용하는 경향을 보였고, 롯데그룹은 각 분야 출신들이 고른 분포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체 57명의 사외이사 중 학계 출신이 34명으로 60%에 이른 반면, 관료는 8명, 법조인 6명, 기업인 5명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현대차그룹은 전체 42명의 사외이사 중 학계 출신이 20명으로 50%에 못 미쳤고, 법조인이 10명, 세무 출신이 7명이나 돼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사외이사를 통해 보완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SK그룹과 LG그룹도 학계 출신이 29명, 22명으로 가장 많은 것은 차이가 없었지만, 재계 출신이 똑같이 11명씩으로 2위를 차지해 삼성, 현대차와 대비됐다. 이 두 그룹은 또 관료출신이 10명과 4명으로, 세번째 비중을 차지한 점도 비슷했다.
* 출처 : 금융감독원 각 그룹의 상장사 공시 자료 2012년 3분기 기준, 단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