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이자비 지출 역대 최고치…저소득층에 직격탄

지난해 가구당 이자비 지출액이 114만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총액도 작년 말 기준 959조4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특히,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저소득층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증하고 있어, 향후 가계 부실 문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9만5천387원으로, 전년대비 8.6%나 증가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한 가구가 지난해 평균 114만4천644원을 이자로 낸 셈이다.

통계청의 이자비용은 주택을 사기 위한 대출이나 가계 운영 등을 위해 빌린 돈에 대한 비용을 뜻하기 때문에, 사업 목적을 비롯한 기타 대출까지 합치면 실제 금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가구의 전체 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34%로, 전국 단위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가구 소득 증가율(6.1%)이 이자비용 상승률(8.6%)에 못 미쳐서다.

가계의 이자부담은 2003~2007년 1.65% 내외를 유지하다가 2008년 1.92%로 뛰어오른 뒤 2009년 1.95%, 2010년 2.14%, 2011년 2.29%로 계속 커지고 있다.

소득분위별로 이자부담은 달랐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중은 2.06%로 전 계층 가운데 가장 낮았다. 고소득층의 이자부담이 가장 덜하다는 뜻이다.

반면, 4분위는 2.56%, 3분위는 2.53%로 중상위 소득계층의 이자부담이 높았다. 그리고 2분위는 2.48%, 1분위는 2.38%였다. 전년과 비교해 1~4분위 모두 이자부담이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층은 주로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는데, 지난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저신용자들은 고금리 대출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