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고장으로 명절 음식 몽땅 폐기.."보상은 없어~"
명절 음식을 보관중이던 냉장고의 갑작스런 고장으로 식품을 폐기하게 된 소비자가 업체 측 보상기준에 불만을 제기했다.
제조사 측은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라 냉장고 자체는 무상 수리가 가능하지만 내부에 보관중인 음식물에 대한 보상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27일 서울 강남구에 사는 한 모(여)씨는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냉장고가 고장나는 바람에 고충을 겪었다. 가족들을 위해 이것저것 장만해 둔 음식이 모두 상해버린 것.
고장난 냉장고는 지난해 4월에 새로 구매한 150만원 상당의 대우 일렉트로닉스 제품.
하지만 구입 첫 달부터 냉장고 문이 고장나는 등 순탄치 않았다. 구입 직후라 교환할까 싶었지만 냉장고 기능 상의 문제는 아닌지라 덩치가 큰 냉장고를 교환하는 절차 등이 번거로워 수리 후 사용했다는 것이 한 씨의 설명.
별 탈 없이 사용하던 냉장고는 설날 연휴를 앞둔 지난 6일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냉장고 팬이 고장나 냉장, 냉동고 모두 작동을 멈춰버린 것.
하필 집안 식구 모두 외출 중에 벌어진 일이라 아무도 냉장고의 고장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는 바람에 저장돼있던 음식물들이 대부분 상해버린 상태. 외출 후 돌아와보니 냉장고에서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고 손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방문한 제조사 측 AS기사는 '팬 고장'으로 인해 냉장고 작동이 멈췄다며 부품을 교체했고 이후 정상작동이 됐다.
문제는 냉장고 고장으로 인해 버리게 된 음식물에 대한 보상 부분. 설 명절을 맞아 수십만원 상당의 갈비는 물론 값비싼 여러 명절 음식들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됐지만 제조사 측은 '회사 규정 상 음식물 보상 기준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 씨는 "제품 하자로 음식물을 몽땅 버리는 상황임에도 원인 제공을 한 냉장고 제조사가 피해 보상을 외면하다니 어이없는 상황"이라며 "규정 유무를 떠나 자사 제품의 고장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으면 도의적으로라도 보상해 주는 것이 상식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우 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도 가전제품 고장 시 음식물 보상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해당 기준을 준수하는 본사 입장에선 제품에 대한 무상수리로 안내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소비자가 요구하는 환불 및 교환의 경우 "해당 제품이 '하자'로 판명된다면 즉시 리콜이 들어가 동일 제품으로의 교환이 가능하지만 '고장'은 수리가 우선"이라며 "고장의 경우도 다른 부위 4번 이상, 동일 증상에 대해 2번 이상 고장 시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한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라 처리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