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신 풍속도…"기존 고객을 지켜라!"

2013-02-28     김아름 기자
통신 3사의 가입자 쟁탈전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과포화 상태인 통신 시장에서 '상대편 고객 빼앗기'에 혈안이던 통신 3사가 이젠 '내 고객 지키기'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와 KT는 각각 ‘착한기변’과 ‘통큰기변’ 정책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소홀히 했던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혜택이 늘고 있다.

SKT는 영업정지가 시작된 1월 31일 번호이동으로 빠져나갈 위험이 높은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착한기변’ 혜택을 시작하며 ‘내 식구 지키기’에 나섰다. 번호이동이나 신규가입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불가능해 시작한 이벤트성 행사였지만, 효과는 놀라웠다.

영업정지 전인 1월에는 하루 1만 명 정도였던 기기변경 고객이, 착한기변 프로모션을 시작한 후에는 하루 2만~3만 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 이에 SKT는 착한기변을 장기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앞으로도 꾸준히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매월 착한기변 대상 기기를 늘려가며 기변고객 우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SKT 다음 순번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간 KT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곧바로 ‘통큰기변’이라는 이름의 프로모션을 시작, 영업정지에 들어서면서 유출될 고객 방어에 나섰다. 기기 보조금 혜택뿐 아니라 영화 예매권, 사용액에 따른 이용금액 할인까지 준비하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휴대폰의 2년 약정 할부 구매가 일상화되면서 번호이동이 생활화되자 통신사들은 이미 붙잡아 둔 기존 고객보다는 당장 타사에서 빼앗아 올 수 있는 번호이동 대상 고객에게만 마케팅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기존 고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약정이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한 회사 서비스를 오래 이용할수록 추가 혜택을 주며 우대해야 상식에 맞는데, 통신업체들은 기존 고객 홀대가 상식화 됐다. 이 때문에 휴대폰 시장에서는 2년 약정이 끝났는데도 계속 ‘충성스런 고객’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바보' 취급을 받았다.

그렇기에 '통큰기변'과 '착한기변'을 앞세운 통신사들의 ‘기존 고객 지키기’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영업정지가 모두 끝나면 통신사들이 다시 예전의 번호이동 고객만 우대하는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이미 혜택을 맛본 소비자들은 그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래칫 현상'이 서비스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기변경 고객을 홀대했다는 얘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는 기존 고객들에게도 신경을 써서 번호이동 고객과 똑같거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