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소액결제 한도금액 무려 30만원?...'고액' 피해 급증
#사례1=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오 모(남)씨는 저녁식사 중 ‘정보이용료 합계가 40만원이 초과 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확인해보니 게임 아이템으로 30만원의 소액결제가 이뤄진 것.
관련 게임에 회원가입만 했을 뿐 사용한 적이 없었던 오 씨는 게임사, 이동통신사, 결제 대행업체 측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 ‘정상결제’라며 고개를 저었다.
오 씨는 “인증 절차 한번 없이 알지도 못하는 수십만원의 게임아이템 결제했는데 모두 정상결제라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기막혀했다.
#사례2= 창원시 월영동의 이 모(남)씨는 지난 9일 새벽 2시,4시,6시 2시간 간격으로 3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7일 오후 5만원씩 총 15만원의 소액결제가 됐다는 내용이었다.
확인결과 어플 게임머니의 유료결제였다. 통신사 측이 취소 및 환불이 불가하다는 말에 게임 개발사 측으로 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도 받을 수 없었다.
#사례3=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이 모(여)씨 역시 요금 청구서에 기재된 27만원 가량의 소액결제 금액에 놀라 고객센터 문의결과 게임아이템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결제된 내역임을 알게됐다.
난색 처음 듣는 이름에 놀라 해당 사이트에 직접 문의하자 12월 20일 자신의 주민번호로 회원 가입해 인증을 받아 정상 결제된 내용이라고 안내했다고. 결제에 대한 어떤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이의하자 통신사 측은 ‘발신은 확인되지만 수신 내역은 알 수 없다’는 말로 이 씨의 말문을 막았다.
높은 휴대폰 소액결제 한도 금액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어플리세이션(이하 어플) 게임이나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소액결제에 별도의 한도 금액이 있다는 것을, 한도금액이 통신3사 모두 최대 30만원으로 ‘소액’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큰 금액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기 때문.
사기적인 어플이나 교묘한 소액결제에 노출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30만원이란 거금의 '소액' 결제 피해를 고스란히 겪어야 하는 것.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소장 최현숙. www.consumerresearch.co.kr) 가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휴대폰 소액결제’ 관련 피해구제건을 조사한 결과 2010년 104건, 2011년 159건에서 2012년에는 633건으로 무려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역시 지난 1월에 접수된 제보만 80여건이 넘어서면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피해 유형은 주로 ◇ 무료게임 사용 중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료아이템 결제 ◇ 개인정보 도용이나 불법 사기 어플인 ‘스미싱’으로 인한 게임아이템 구매 ◇ 업데이트만으로 소액결제가 되는 악성 어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피해 금액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0년, 2011년 접수된 피해 사례의 경우 규모가 대부분 1~5만원대였으나 최근에는 20~30만원대로 불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무료 어플의 유료아이템 결제로 인한 피해로 1~2번의 결제 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용을 중단할 수 있는 것에 반해 최근 스미싱이나 악성 어플의 경우 이용자들이 인지할 틈도 없이 휴대폰 가입자의 한도금액만큼 순식간에 결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본인 의지와 관계 없이 수십만원대의 금액이 결제된 것에 대해 이용자들은 도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결제 대행사와 통신사, 게임사 등은 서로 최종 책임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정부부처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높다. 사업자들에게 상한 금액을 자율적으로 일임하는 등 피해를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피싱 방식 등이 연일 형태를 달리하면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한도금액을 사전에 관리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결제 한도 최대 30만원 '저절로 상향'...우수고객일수록 피해금액 높아져
SKT KT LGU+ 통신 3사들의 소액결제 한도 금액은 모두 최대 30만원까지다.
SKT는 가입 3개월 미만의 가입자의 경우 3/6만원까지 소액결제가 가능하고 3개월 이상 가입자의 경우 3/6/12/20/30만원 5단계 중 설정이 가능하다.
KT는 개통 후 90일까지 12만원으로 제한되다가 이후에는 2/4/8/12/18/30만원까지 6단계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미성년자 가입자의 경우 가입시 자동차단 된다.
이용금액 상향은 현재 이용한도에서 한 단계 위로만 변경가능하며 추가 상승은 한달 후 또 올릴 수 있으며 하향은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LGU+는 가입 후 60일을 기준으로 미만일 경우 최대 5만원 이상일 경우 최대 30만원 내에서 자유롭게 금액을 조율할 수 있다.
모든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각 통신사의 고객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의 소액결제 상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문제는 소액결제 한도 금액을 가입자가 설정하지 않을 경우 이용기간과 수납이력에 따라 자동적으로 상향 조정이 돼 최고 30만원까지 결제가 가능해 진다는 점이다.
휴대폰 요금 사용량이 많고 미납이 없는 우수고객일수록 한도가 높아 명의도용이나 피싱, 자녀들의 무분별한 어플 사용 시 최고 30만원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데이터 정보 이용료(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제외)까지 가산되면 그 금액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피해를 겪고 나서야 뒤늦게 한도 금액 등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 뒤늦은 수습을 위해 애를 쓰지만 그마저도 '정상결제'라는 대응에 막혀 쉽지 않다.
피해 소비자들은 "휴대폰 가입시 소액결제 한도액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는 것은 물론 한도를 상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용자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소액결제 시장 성장속도 비례해 피해 속출...'가이드라인'개정 해답 될까?
관련 피해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무조건 소액결제 방식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 역시 무리가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미 3천만명을 넘어서며 모바일 소액결제 서비스 역시 동반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소액결제 시장 규모가 2조8천억원으로 추정될 만큼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음원이나 앱, 동영상 등의 콘텐츠 구매는 물론이고 모바일 결제시스템에 대한 수요 역시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 편의를 위해서도 효율적인 운영이 절실한 상황.
그러나 현재 구조상으로는 사실상 속출하는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악성코드와 피싱, 모르쇠 결제 등이 판을 치고 있지만 통신사과 결제 대행사, 어플 개발사, 게임사 등이 모두 최종 책임을 나몰라라 하며 뒷짐만 지고 있기 때문.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승인 절차 등 결제 구조 상 허점을 보안하는 등 관련업체들의 책임있는 운영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한편 소액결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방통위는 지난 12월 '무선인터넷 서비스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정 시행해 이같은 인터넷 소액결제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개정 사항에는 이용자가 결제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제 전 사전인증'과 이용자가 이용 한도를 알 수 있도록 결제 한도를 고지할 수 있는 '월 결제한도 고지'항목이 추가됐다.
이 외에도 결제 관련 약관에 대한 소비자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의무화하고 소액결제 내역을 소비자가 전자우편 및 SMS 등으로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소액결제 피싱사고는 대형 게임사와 주로 연관된 경우가 많아 이 경우 게임사 자체에서 5만원 이상의 결제 금액은 안 되도록 설정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