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정용진 라이벌 대전, 승자는 ‘없었다’

2013-03-04     이경주 기자

유통그룹 오너 2, 3세로 경영 전면에 나서 주목받았던 신동빈(사진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사진오른쪽)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라이벌 대전이 승자 없는 싸움으로 마무리 됐다.
 

치열한 경쟁으로 둘 다 주력사의 외형을 크게 늘려놓았지만 수익성과 재무상태를 급속히 악화시켜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이달 신세계와 이마트 대표직을 사임함에 따라 라이벌 신 회장과의 경영성과 대결은 마지막이 됐다.

먼저 정 부회장은 2009년 12월 41세의 젊은 나이로 신세계 대표이사로 취임해 공격경영으로 유통업계 1위 롯데쇼핑을 맹추격했다.


취임 후 백화점 수를 2009년 8개에서 2010년 충청점, 2012년 의정부점을 새로 출점하며 10개로 늘렸고, 대형마트 수도 같은 기간 126개에서 147개로 21개 늘려 대형마트 1위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실속 없는 성장이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12조4천602억원으로 정 부회장 취임 전인 2009년에 비해 24.6%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의 총합은 9천588억원으로  4.3% 증가에 그쳤다. 외형 성장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폭이 미미했던 것이다.

2009년 매출과 영업이익 3년 전에 비해 각각 23.7%, 29.5% 증가해 외형과 수익이 고루 성장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2011년에 2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신동빈회장도 상황이 비슷했다.


신 회장은 아예 하이마트를 지난해 1조원대에 인수해 마트사업 매출규모에서 이마트를 턱 밑까지 추격했지만 역시 실익은 없었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25조437억원으로 신 회장 취임 전인 2010년보다 31.7%나 늘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천675억원으로 같은 기간 오히려 8.2% 감소했다. 4분기부터 롯데하이마트 매출이 롯데쇼핑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더 실망스런 성적이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 모두 힘만 빼고 손에 쥔 것 없는 경영성정표를 받게 된 것이다.


두 라이벌의 자존심 대결에 재무상황도 악화됐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24.7%로 전년에 비해 34.6%나 증가했고, 롯데쇼핑도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34.5%로 전년에 비해 9.3% 증가했다.


신세계의 경우 롯데쇼핑에 의해 임차점포리스크가 부각된 직후 1조원대 센텀시티점 부지와 건물을 인수한 것이 컸다. 지난해 9월 롯데쇼핑이 인천시와 신세계가 임차점포로 운영 중인  인천점 부지와 건물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어 임차점포 위주로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를 초 비상사태로 몬 것이 인수 배경이다.


롯데쇼핑은 하이마트인수가 부채비율을 높인 직접적 원인이다. 올해엔 9천억원 수준인 신세계 인천점을 인수 할 경우 더 악화 될 수 있다. 신세계가 인수할 경우엔 신세계도 출혈을 피할 수 없다.


신세계 인천점에 대한 향배는 롯데쇼핑이 인천시와 맺은 인수계약에 대한 신세계의 가처분신청의 법원 결과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두 라이벌의 과열경쟁은 되려 골목상권침해 논란으로 이어지며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차기 정부의 표적이 되며 마무리 됐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과다진출 등 골목상권침해와 관련해 지난해 국정감사 청문회에 출석요구를 받았지만 불응해  당시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다. 하지만 이달 법원의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되 내달 첫 공판을 받게 됐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