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지고, 판교 뜨고'…용인 부촌 지도 대변화

2013-03-05     이호정 기자
서울.수도권의 부촌지도가 바뀌고 있다. 기존 부촌이었던 서울 압구정동과 경기도 분당 등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반면, 서울 용산공원 주변과 경기도 판교는 웃돈이 형성되면서 신흥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촌을 형성하고 있던 기존 지역은 매매가가 쪼그라들었지만, 신흥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은 웃돈이 붙는 등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경기도내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 상황이 대표적이다.국민은행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분당신도시는 ‘주부들이 살고 싶은 도시 1위’, ‘천당 밑 분당’ 등 각종 찬사와 달리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모른 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바로 아래 위치한 판교신도시는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당신도시 내에서도 부촌으로 손꼽히는 정자동 ‘파크뷰’의 전용 182㎡ 가격은 2007년 1월 26억6천만원에 최고점을 찍었으나, 지난 4일 현재는 14억5천만 원으로 46%나 하락했다. 반대로 지난해 7월 입주한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1단지’의 전용 266㎡는 현재 37억5천만원을 호가해 최초 분양가였던 22억2천625만원에 비해 15억원 가량이나 웃돈이 형성됐다.

이처럼 분당은 지고 판교가 떠오름에 따라 용인신도시의 부촌 지도 역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분당신도시와 인접한 용인 죽전과 동백지구가 인기였으나, 현재는 판교와 인접한 용인 신봉동 일대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며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 죽전동 소재 ‘꽃메마을 힐스테이트4차 2단지’의 전용 84㎡는 현재 3억5천만 원으로, 지난 2007년 5월 최고가 5억6천만 원을 기록했던 당시보다 33%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2011년 입주한 ‘수진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의 분양가가 최초 4억1천만원에서 현재 3천만원 오른 4억4천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용산구 한남동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예전부터 대기업 일가가 거주하는 부촌으로 유명했다.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 풍수적으로 돈이 넘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강로와 용산공원 주변이 용산구의 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며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등 세계적인 도심공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242만6천748㎡ 규모의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개발호재와 더불어 다국적 기업 및 각국의 대사관 등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용산공원을 끼고 있는 동자동 일대에 최근 VIP 외국인들의 수요가 많아지며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입주를 시작한 용산구 동자동의 ‘아스테리움 서울’이 대표적. 전용 128㎡ 기준 최고 12억7천만 원의 분양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프리미엄이 2천~3천만 원 가량 붙은 상태다. 아울러 월세가 역시 전용 149㎡는 월 500만 원, 181㎡는 월 700만~800만 원, 208㎡는 월 1000만 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산구 동자동의 한 반석공인은 “아스테리움 서울은 현재 외국계 선박회사 바이어들을 위한 렌트는 물론 문중모임장소 등의 주요 미팅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며 “도심과 가깝고 인근에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전직 고위관료와 기업인들이 다수 거주하며 사랑받아왔던 강남구 압구정동은 재건축사업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지며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압구정동 거주민들이 선택한 곳은 기존 부촌 중 재건축사업을 끝마친 서초구 반포동 일대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3차’ 전용 87㎡는 지난 2010년 3월 13억7천500만 원을 호가했으나, 현재는 8억7천500만 원으로 무려 34%가 떨어진 상태다. 반면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5㎡는 7억8천만 원에 분양됐으나, 현재는 평균 12억5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웃돈만 5억원 가량 붙은 상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수도권 부동산 불황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부동산 트렌드가 바뀐 결과”라며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신흥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달라진 것도 부촌 지도가 바뀐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