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③]국내 강자 KT-SKT, 외형도 실적도 우물안 개구리

2013-03-14     김아름 기자

한국기업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당당히 견주며 세계 톱 클래스로 속속 도약하고 있다.
더이상 국내에서의 우물안 경쟁이 무색해졌다. 이제 용호상박의 경쟁을 펼칠 라이벌은 글로벌 강자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덩치에 걸맞지 않는 브랜드 파워와 실속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외형 확대등이 세계 정상으로의 진입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정상에 올라 큰소리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걸음마인 기업들도 많다.
본지가 각 업종별 국내 톱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현주소를 비교, 한국기업의 나아갈 길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SK텔레콤과 KT는 각각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와 유선전화 1위인 우리나라 대표 통신기업이다. 하지만 각국의 대형 통신사들과 비교하면 매출과 수익, 가입자 숫자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14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1위 휴대폰 사업자인 SK텔레콤(대표 하성민)과 유선통신, 초고속통신망 1위인 KT(회장 이석채)는 세계 5위권 이내의 통신사들에 비해 가입자와 실적에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통신사는 미국의 AT&T다.


AT&T는 2012년 1천27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1년 1위를 기록했던 일본의 NTT(Nippon Telegraph & Telephone)를 다시 추월했다.


AT&T는 특히 지난해 미국 전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2011년 대비 91.2%나 증가하면서 내실 있는 성장을 했다.

NTT는 매출이 2011년 1천366억 달러에서 17.3% 줄어든 1천129억 달러, 영업이익은 161억 달러에서 22.2%나 감소한 126억 달러에 그치며 1위 자리를 AT&T에 내줬다.

3위는 AT&T와 함께 미국 통신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버라이즌이 차지했다. 버라이즌은 가입자가 600만 명 이상 늘어나면서 매출이 1천109억 달러에서 1천158억 달러로 4.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2.2%, 3.5% 증가하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차이나모바일은 매출면에서는 4위에 그쳤지만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을 배경으로 무려 7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해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에 포함된 나머지 6개 통신사의 가입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차이나 모바일의 가입자는 2011년 6억4천900만 명에서 9.3%나 증가해 지난해 7억1천만 명을 기록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00억 달러를 넘어선 통신사는 차이나모바일(256억 달러)이 유일하다.

그 뒤를 중남미 최대의 통신그룹 텔레포니카가 이었다. 텔레포니카는 2011년에 비해 영업이익은 2011년 140억 달러에서 2012년 150억 달러로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이 75억 달러에서 55억 달러로 27.3%나 하락하면서 부진했다.

영국의 보다폰은 지난해 매출 645억 달러로 6위를 차지했으며 가입자는 2011년에 비해 250만 명 정도 감소한 2억5천800여만 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은 지난해 149억 달러(약 16조3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1위인 AT&T에 비하면 8분의 1을 조금 넘고, 일본의 NTT에 비교하면 13%에 불과하다. 심지어 '톱6' 중 가장 매출이 적은 보다폰과 비교해도 4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휴대전화 가입자 역시 2천678만여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차이나 모바일의 3.8%에 그쳤다.

KT도 상황이 별로 다르지 않다. 


매출은 SKT보다 많은 216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보다폰에 비해 3분의 1 정도에 그친다. 영업이익도 NTT를 제외하면 수십 배의 차이를 보인다.

SKT와 KT의 규모가 세계 굴지의 통신사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은 태생적 한계 탓이다.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차이나 모바일은 물론, 인구 1억2천700만 명의 일본을 무대로 삼은 NTT, 인구 3억 명의 미국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버라이즌과 AT&T에 비해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중남미를 대상으로 하는 텔레포니카와 인도라는 거대한 땅을 선점한 보다폰과도 비교할 수 없다.


문제는 규모만이 아니다. 수익구조도 별로 좋지 않다. 무엇 보다 낮은 ARPU(고객 1인당 매출)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매출 1~3위를 차지한 미국과 일본 통신사들은 4~6위 통신사들보다 가입자 수가 적으면서도 매출은 오히려 높았는데 이는 미국과 일본의 ARPU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ARPU가 60달러를 넘는 반면 한국은 27달러(약 3만 원), 중국은 10달러에 그쳤다. 가입자 수를 늘려도 실적이 호전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통신사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해외시장 진출도 여의치 않다. 통신산업의 특성상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돈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T와 KT 역시 시장 상황을 바라보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SK관계자는 “해외시장 상황을 지켜보고는 있지만 아직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는 않다”며 “시장 특성상 쉽게 해외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다른 업종의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데 비해 통신사들은 여전히 우물안의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