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도 '삼성천하'…계열사 덕에 과반 차지

2013-03-15     김문수기자

인구 고령화로 퇴직연금이 인기를 끌고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대형 보험사가 가입자를 싹쓸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이 아예 퇴직연금 사업을 접고 있어 대형사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지난해 연말 퇴직연금(DB, DC, IRP 합계) 적립금은 21조2천427억 원으로 전년도 16조5천634억 원에 비해 28.25%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4개사의 적립금액은 16조1천959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76.25%를 차지한 반면, 17개사는 23.7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대형보험사 4곳의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은 지난 2011년 75.52%에 비해 0.73%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대형보험사 중에서도 특히 삼성생명의 독주가 눈에 띈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말 9조5천923억 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45.16%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2011년에도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44.77%를 차지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10.14%)를 합하면 삼성 계열 보험사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3%로 절반을 훌쩍 넘어선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운영하던 퇴직금 제도 대신, 금융회사에 맡겨 퇴직금을 굴리게 하고 그 돈을 퇴직자에게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다.


삼성생명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적립금 중 삼성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49.8%에 달했다. 삼성화재도 계열사 비중이 31.46%에 이른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화생명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4천312억 원 늘어 30%나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적립금 비중도 8.32%에서 8.52%로 높아졌다.


교보생명은 적립금이 20% 이상 늘었지만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21%에서 12.43%로 하락해 대형4사 가운데 유일하게 뒷걸음질을 쳤다.  

이처럼 대형보험사가 퇴직연금 시장을 독식하면서 사업을 포기하는 보험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그린손보 등 중소형사들은 유지비용 문제와 역마진 우려로 인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손을 떼는 추세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6월 퇴직연금팀을 해체했으며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퇴직연금 사업을 접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탄탄한 영업력과 계열사에 힘입어 적립금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며 “반면 중소형사들은 사업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손을 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