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해양플랜트로 잘나가는 까닭은?…EPCIC전략 통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한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해양플랜트 사업에 승부를 걸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단 2 건의 해양플랜트 계약으로 27억 달러를 수주해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수주실적 1위를 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전세계 조선업체 가운데 최초로 해양플랜트 수주 100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조선업체들이 앞다퉈 해양플랜트 사업을 강화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EPCIC 시스템 투자에 공을 들인 덕분으로 풀이된다.
EPCIC란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제작(Construction), 설치(Installation), 시운전(Commissioning)을 뜻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단순히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기술과 인재를 확보해 설계에서부터 구매ㆍ제작ㆍ설치를 일괄적으로 수행함으로서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재호 사장이 "올해를 EPCIC업체로 발돋움하는 실질적인 원년"이라고 선언할 정도로 이 부문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사업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 부문 수주에 대해서는 드릴십과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반잠수식 시추선, 고정식 플랫폼 등 한 품목에 편중되지 않고 고루 사업에 투자한 것이 수주에서 한 걸음 앞서 가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평이다.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후 최초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할 정도로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사 직원이 최근 1년 사이에 9천여 명이나 늘어난 것도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거제 옥포조선소의 사업관리운영리더인 이은배 전문위원은 “EPCIC을 바탕으로 한 공사 실행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어느 한 품목에 편중되지 않고 해양 전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조선사임을 해외 주요 선사로부터 인정받은 것이 지난해 100억 달러 수주와 최근의 대형 수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유럽에서 시발된 세계 경기침체가 물동량의 감소로 이어져 선박 발주가 급격히 감소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 EPCIC Contractor를 지향하여 된 결과”라며 “안정적인 고유가 속에 오일 메이저들의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는 시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유가 현상으로 석유메이저사들이 자원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해양플랜트 발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먼 바다와 깊은 바다, 극해 등에 적합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국내 '빅3' 업체가 이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해양 플랜트 건조 작업에 선행되는 기본설계 부분은 아직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하지 못해 대부분 유럽 엔지니어링 회사와 컨소시엄으로 진행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엔지니어링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에서 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위원은 “엔지니어링의 전 공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뿐만 아니라 전문 기자재업체 등의 인프라가 고루 기반돼야 한다”며 “현재 국내의 엔지니어링은 주로 설계, 건조 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기본설계 인력을 위한 전문가나 교육기관이 많이 부족하며, 기본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주요 기자재 사양에 대한 정보의 확보도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력이 우수한 미주와 유럽을 물론, 적정 인력확보가 용이한 동남아 지역에 해외 엔지니어링 센터를 적극 설립하고 있다. 현지에서 엔지니어링 인력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의 엔지니어링 인력과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함으로서 장기적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전문 인력 수요에 맞춰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업프로그램을 통해 공동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 위원은 “조선해양산업에 적합한 특별 전공으로 구성된 전문대학을 거제도내에 운영하고 있으며, 또한 중공업사관학교의 운영으로 우수한 고교 졸업자를 선발하여 향후 조선해양에 적합한 맞춤형 인력의 양성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전체 수주액의 44%(63억달러)에 불과했던 해양플랜트 비중이 지난해는 전체 수주액 143억달러 중 74%(105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다. 올해 역시 130억달러 수주 목표액 중 80%를 해양플랜트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