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백신사업'으로 미래 승부수…LG.녹십자 등 출사표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현숙 기자] 백신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이를 차세대 동력 사업으로 정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 녹십자, SK케미칼 등이 잇따라 백신 부문을 강화하면서 백신시장이 각광을 받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로 각국이 독감백신 확보로 홍역을 치른데다 최근 의료 트렌드가 치료에서 예방으로 옮겨가면서 백신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은 지난 1월 올해 목표 핵심사업을 백신, 대사질환, 바이오의약품으로 좁히고 차세대 백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을 밝힌바 있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소아마비백신 생산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6가 혼합백신을 비롯한 차세대 백신의 세계시장 선점을 목표로 올해 소아마비백신 개발과 이를 접목한 6가백신의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첫 상업화에 성공한 뇌수막염백신 ‘유히브’에 대해 지난해 중국 천진의약그룹과 완제공급 및 중국내 개발 ,판매, 라이센싱 등 포괄적 협력계약을 체결해 중국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국내최초로 개발한 5가 혼합백신 ‘유포박-히브’에 대해서도 지난해 세계보건기구로부터 품질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UN 산하기관인 UNICEF, PAHO 등이 주관하는 국제기관 입찰의 참여 및 공급이 가능해 올해부터 해외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한 뇌수막염 백신과 5가 혼합백신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급을 통해 백신 사업분야 매출을 대폭 신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신 점유율 1위 녹십자(대표 조순태, 이병건)는 최근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을 백신 부문의 글로벌 전략품목으로 잡았다.
현재 독감·수두·일본뇌염 백신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녹십자는 현재 AI백신·탄저백신·성인용Td 백신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생산기간이 기존 독감백신보다 단축되는 것이 장점인 세포배양 방식의 녹십자 독감백신은 201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배양액에 부유된 상태로 세포가 자라는 현탁배양 방식으로 생산성을 더욱 높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녹십자는 BCG백신(결핵), 재조합 탄저백신, 성인용 Td(파상풍·디프테리아)백신, Tdap(파상풍·디프테라이·백일해)백신 등 차세대 백신도 개발 중이다.
2006년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백신 사업에 뛰어든 SK케미칼(대표 이인석)의 경우 지난해부터 세포 배양 백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동물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해 개발에 성공한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Cell culture influenza vaccine)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고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세포 배양 방식 백신은 유정란을 이용한 기존 방법 대신 포유류 세포주(cell-line)를 사용하는 백신 제조기술로, 기존 공정에 비해 생산 기간을 절반 이상 줄여 2~3개월 내에 백신 생산이 가능하고 불순물에 대한 위험도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8년에 바이오벤처인 ´인투젠´을 인수한데 이어 2010년 바이오 의약품 및 백신의 생산 기술 전문기업인 미국의 엑셀러렉스(Xcellerex)와 상호 협력관계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2010년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이 추진하는 ´인플루엔자 등 백신원료 맞춤형 생산지원사업´ 참여 기업으로 선정돼 안동에서 차세대 기술인 세포배양방식백신 생산 단지 건설에 들어갔다. 오는 2014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인 이 단지는 연간 1억4천만도즈(1도즈=1회 접종 단위) 규모의 세포 배양 방식 생산 설비를 갖출 전망이다.
이 외에도 종근당(대표 김정우)은 지난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CKD-12201´의 임상 1상을 끝내고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09년부터 국내 바이오벤처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고난도의 바이러스 항원 제조기술을 확립했고, 우수한 면역보조제를 사용해 안전하면서도 면역효과가 뛰어난 ‘CKD-12201`을 개발했다.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제품을 대체, 자궁경부암 백신의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백신시장의 규모는 2011년도 기준 업계 추산 317억달러(한화 약 35조원)에 이르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어 오는 2017년도에는 한화로 약 65조원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시장 역시 2011년도 기준 약 7천100억 원 규모로 최근 6년간 연속 두자리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전체 27종의 백신 가운데 10종만 생산 가능하고 국내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GSK, 노바티스, 화이자 등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백신 전문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해오고 있는 반면 국내 백신시장 규모는 미비했던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백신시장의 성장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므로 향후 국내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마이경제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