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지분승계 '착착'…총수보다 자녀 지분 많은 계열사 59개

2013-04-26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총수 일가가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이 경영승계 채널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곳에서 '부모에서 자식'으로 지분 이전이 완료돼 자녀의 지분이 부모 보다 높거나 자녀들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26일 재벌 및 기업,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113개사 가운데 59개사(52%)에서 총수 자녀들이 부모 보다 더 높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벌 그룹들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자녀들에게 상속한 뒤 계열사 일감을 몰아줘 기업가치를 높이는 식으로 경영권을 편법 승계하던 관행에 비춰보면 상당수 그룹에서 후계구도가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1년에 한 번 공시되는 대기업의 지분보유현황 중 가장 최근치인 지난해 4월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지난 1년간 지분변동을 감안하면 자녀들의 실제 지분율은 이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과 현대자동차, 신세계, 효성,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 28곳 모두 모두 부모 보다 자녀의 지분율이 높거나 자식들만 지분을 보유해 '부의 상속'이 거의 완료된 모습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NS, 가치네트, 삼성석유화학 4개사 모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이 이건희 회장 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잇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머티리얼, 서림개발, 이노션, 종로학평, 현대위스코, 삼우, 현대글로비스, 현대커머셜, 현대엠코, 현대오토에버 등 10개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등 자녀 지분이 정몽구 회장 보다 많았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중 유일하게 총수 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광주신세계의 경우 이명희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의 지분율이 52%에 달했다.


효성그룹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계열사가 신동진과 동륭실업, 두미종합개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갤럭시아코퍼레이션 등 11개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조석래 회장은 효성투자개발 지분만 0.3% 보유했으며 나머지 10개사는 조현준 효성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 등 자녀들만 지분을 보유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중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A&I와 현대그린푸드도 정몽근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2.6%에 불과했다. A&I와 현대그린푸드는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사장이 대주주로 있다.


이에 비해 SK와 LS, 현대그룹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10개 계열사 모두 부모의 지분이 더 많아 경영승계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회장 최태원)의 경우 에이앤티에스과 앤츠개발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이 90%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이며 에스케이씨앤씨, 에스케이텔레시스, 에스케이디앤디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기원 한국나눔재단 이사장, 최신원 SKC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등 '원'자 돌림의 창업 2세들이 다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LS그룹(회장 구자열)의 LS자산운용, E1은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등 일가 친척의 지분율이 41%가 넘지만 자녀들의 지분율은 10%선에 머물고 있다.


현대그룹 역시 현정은 회장이 현대글로벌, 현대유엔아이, 현대투자네트워크 지분을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장남 정영선(현대투자네트워크 2대주주)씨보다 많이 갖고 있었다.


이밖에 LG그룹(회장 구본무)은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2개 계열사 중 자녀 지분이 많은 회사가 1곳이었고, GS그룹(회장 허창수)는 20개 중 13개, 롯데그룹(회장 신동빈)는 5개 중 2개, CJ그룹(회장 이재현)는 6개 중 2개 사에서 자녀 지분이 더 많았다.(마이경제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