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사망' 판정받은 침수 휴대폰, 자연 건조 후 멀쩡해져
2013-05-03 김미경기자
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사는 김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5일 고등학생인 딸의 휴대전화가 침수돼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전날 등교를 준비하면서 비몽사몽 화장실에 갔다가 휴대전화를 변기에 빠뜨렸다고.
서비스센터 직원은 “메인 기판이 손상돼 최소 15만원 이상의 수리비가 예상된다”며 “메인기판 교환 이후에도 액정 손상 가능성이 있고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과 전화번호부는 살릴 수 없다”고 안내했다.
15만원이란 돈을 들여 수리해도 잘못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에 김 씨는 수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신형폰을 제대로 고치지도 못하고 할부 개월 수도 많이 남은 탓에 새 휴대폰을 사줄 엄두조차 내지 못해 속상했다는 김 씨.
자포자기하고 일주일인가 지났을 무렵 혹시나 하는 생각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켰는데 휴대폰은 언제 고장 났냐 싶게 멀쩡했다. 들어 있는 사진, 전화번호 모두 이상 없이 나타났다.
김 씨는 “만약 그날 메인보드를 교체했다면 돈은 돈대로 들고 사진이나 전화번호 등 중요한 자료들은 몽땅 날아갔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AS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황당해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침수라는 고장유형의 특성상 담당 엔지니어의 점검 시점에 여러 가지 불량유형이 발생하면 한정적인 시간 안에서 제품의 점검과 수리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말 드물게 자연 건조가 되면서 성능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예외적인 현상까지 안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 경우 완벽한 상태라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으며 민감한 휴대폰의 특성상 성능감소나 다른 형태의 불량이 발생할 확률도 높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