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의 승자' LG유플러스, LTE 성장 정체로 '속앓이'

2013-05-07     김아름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국내에 도입된지 1년 반이 지난 LTE시장이 초반 판도에 비해 급격하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신3사 가운데 최초로 전국 서비스망을 갖추며 LTE 원조를 외치던 LG유플러스의 초반의 기세가 크게 꺾인 가운데 1위 SK텔레콤의 독주와 3위 KT의 맹추격 양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분기 46.8%에 달하던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가 LTE 가입자 점유율은 올 1분기 26.5%로 급락한 반면, 꼴찌 KT(회장 이석채)의 점유율은 25.9%로 치솟았다.

또 2011년 4분기에 53.2%의 LTE 가입자 점유율을 기록했던 SK텔레콤(사장 하성민)은 올 1분기 점유율이 47.6%로 다소 떨어졌지만 2위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힌 모습이다.

올 1분기에 통신 3사가 모두 영업정지를 겪는 와중에 LG유플러스가 무선사업부의 호성적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며 함박웃음을 지은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볼 경우, LG유플러스는 1분기 2조8천59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1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65억 원에서 1천232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21억 원에서 743억 원으로 각각 85%, 237% 증가했다.

SKT와 KT가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SKT가 영업이익이 17.8% 감소했고 KT는 영업이익 36.6%, 순이익은 47%나 줄어든 것에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1분기에 이처럼 호실적을 내고도 LTE사업의 정체로 내심 긴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

LG유플러스의 올 1분기 LTE 가입자 수는 520만2천 명으로 3위 KT에 불과 13만4천 명 앞선 2위를 유지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0.6%포인트에 불과한 아슬아슬한 차이다.


2011년 3사 중 가장 먼저 LTE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는 2011년 4분기까지 55만7천 명의 LTE 이용자를 모으며 ‘LTE=LG유플러스’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KT가 LTE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 1분기까지도 41.2%의 점유율로 SKT를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이후 LTE경쟁이 본격화되면서 SKT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KT와의 차이는 계속 좁혀져 2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기존 이동통신 시장에서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LTE사업에 거의 전적으로 성장을 의존하고 있는 반면, 향후 성장여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의 전체 휴대폰 가입자 가운데 LTE 가입자의 비율이 50.2%에 달해 KT(30.8%)는 물론, 선두 SKT(34.5%)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좋게 보면 LTE 전환을 효과적으로 이뤄냈다고 볼 수 있지만, 가입자 가운데 LTE로 바꿀 사람은 다 바꿨다는 의미도 된다. 실제로 KT가 LTE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4분기 연속 점유율이 상승한 데 비해 LG유플러스는 21.6%에서 4분기 연속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KT의 전체 무선가입자 대비 LTE 가입자 비율이 가장 낮기 때문에 아직 LTE 전환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KT가 LTE시장에서 머지 않아 LG유플러스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통신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올해 들어 2위 수성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지만 경쟁사들의 반격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기존 LTE 비율이 높은 LG유플러스가 부족한 성장동력을 어떤 마케팅으로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통신3사가 최근 LTE 서비스 속도에 명운을 걸고 나서면서 '제2의 LTE대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정체에 빠진 LG유플러스가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마아경제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