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고교 후배' 최원병 농협 회장, 불안한 성적표에 거취 주목

2013-05-07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사진>이 지난해 3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악화와 잦은 전산사고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에서 'MB계 인사'의 퇴진이 잇따르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인 최 회장도 향후 거취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재주의 총 자산규모는 지난해말 356조5천억 원으로 신경(信經) 분리가 이뤄지기 전인 2011년말 305조2천705억 원보다 16.8%나 증가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자산규모 246조 원 규모로 가장 많고, 농협중앙회가 107조8천억 원, 농협경제지주가 2조7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0년 농협중앙회 자산규모가 287조 원에 육박했던 것에서 70조 원 가까이, 비율로는 24.2% 늘어난 수준이다.


일단 외형면에서는 신경분리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그러나 수익성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해 최 회장으로서는 불만을 느낄 수박에 없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 전인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30조 원대 영업수익(매출)을 올렸다.



2010년에는 영업수익이 39조4천억 원이 넘었고, 2011년에는 36조3천억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가 이뤄진 지난해 영업수익이 19조 원으로 20% 가량 감소했다. 분리된 농협금융지주의 영업수익 5조5천억 원과 농협경제지주의 영업수익 4조5천억 원을 합해도 29조 원에 못 미친다.


덩치만 커졌지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영업이익은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1조8천509억 원의 손실을 내는 바람에 총액이 8천665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1년 9천6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에 비하면 1년 만에 영업수지가 1조8천308억 원이나 후퇴한 것이다.


순이익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농협경제를 합쳐 7천643억 원으로 2011년 7천30억 원에 비해 600억 원 가량 늘었다.


하지만 당초 농협금융지주가 순이익 1조 원을 목표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 들어서만 2차례 전산망 마비사고가 발생하는 등 IT보안관리에 허첨을 드러내면서 금융기관으로서 신뢰도에 큰 흠집을 입고 있다.


지난 3월20일 농협중앙회 백신 업데이트 서버를 통해 악성코드가 침투해 영업점 PC 2만6천여대와 ATM기 1만6천여대가 5시간여 동안 멈췄고, 지난달 10일에는 중앙처리장치와 입출력장치를 연결하는 부품이 고장나면서 3시간 인터넷뱅킹 및 스마트폰뱅킹 등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


특히 분리된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가 농협중앙회의 전산망을 여전히 함께 사용하다 사고가 벌어졌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농협은 지난해 3월 신경분리를 단행했지만 전산망 분리 유예기간은 오는 2015년 2월까지다.


이처럼 악재가 겹치면서 최 회장은 좌불안석의 상황에 놓여 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에서도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금융권의 4대 천왕으로 불리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강만수 전 KDB금융그룹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이미 물러 났거나 스스로 퇴진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07년 12월에 취임한 최 회장은 2011년 말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15년 12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이 부각됨에 따라 적잖은 압박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경제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