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롯데·한진, 재단만 잔뜩 세우고 활동은 '미미'…딴맘 있나?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재계 5위와 9위인 롯데그룹(회장 신동빈)과 한진그룹(회장 조양호)의 계열의 공익법인들이 지난해 사업비지출에 상대적으로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와 한진은 공익법인을 몇 개씩 설립해놓고도 정작 사회공헌활동에는 소홀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9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30대 재벌그룹이 출연한 30개 비영리 공익법인(학교법인 제외) 가운데 지난해 순수목적사업비(공익사업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포스코 계열의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며, 가장 적게 지출한 곳은 동국제강 계열의 송원문화재단이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453억1천300만 원을 들여 공익사업을 지원한 반면, 송원문화재단은 공익사업비 지출이 전혀 없었다.
그룹별로는 한진과 롯데그룹의 공익사업 지원이 저조했다.
한진그룹은 정석물류학술재단과 양현재단, 일우재단 등 3개의 공익법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총 사업비는 17억 원에 불과했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사업비 지출순위가 29위로 바닥권에 위치했고 양현재단과 일우재단도 각각 24위, 25위에 그쳤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6천800만원을 지원했고, 양현재단과 일우재단은 각각 8억5천500만원, 8억1천800만원을 썼다.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장학재단과 롯데삼동복지재단도 사업비 지출 순위가 각각 14위와 22위로 롯데그룹의 재계서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롯데장학재단은 49억8백만 원을, 롯데삼동복지재단은 11억8천7백만 원을 사업비로 지출했다.
10대 그룹만 따질 경우 남촌재단의 GS그룹이 17억 원으로 9위를 차지했고 한진과 롯데가 8위, 7위를 기록했다. 공익법인이 없는 한화그룹을 제외하면 이들 3개 그룹이 꼴찌그룹을 형성했다.
재계 14위인 CJ그룹이 2개의 공익법인을 통해 지난해 공익사업에 153억 원이나 쓴 것과 비교하면 한진과 롯데는 공익법인만 잔뜩 세워놓고 활동은 별로 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2개의 공익법인에 계열사들이 단 한 푼의 기부금도 내놓지 않아서 공익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의지가 상대적으로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그룹도 공익법인 3개 가운데 한 곳에만 2억 원을 기부했을 뿐, 나머지 2 곳에는 한 푼도 기부가 이뤄지지 않았다.
10대 그룹 중 지난해 계열사의 기부금을 받지 못한 공익법인이 있는 곳은 롯데과 한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그룹 뿐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공익사업비로 210억 원을 지출했고, 현대차그룹도 156억 원을 썼다.
결과적으로 롯데그룹과 한진그룹은 재계순위에 비해 공익사업비 지출이나 기부금 규모가 현저히 뒤떨어져 공익법인 운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벌그룹들이 공익재단을 설립만 해놓고 공익활동보다는 경영승계와 세금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음을 감안하면 염불보다 젯밥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한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와 한진그룹의 경우 기업규모에 비해 공익법인 활동이 현저히 저조하다”며 “공익법인이 그간 절세 수단이나 편법 승계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렇게 활동이 저조하면 사회공헌 취지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한 것 아니냐는 의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마이경제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