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 비씨카드 대표, 정해붕 하나SK카드 대표에 '모바일 어퍼컷'
[CEO스토리]모바일카드 바닥서 점프해 후임CEO 턱밑까지 추격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하나SK카드에서 모바일 카드로 돌풍을 일으킨 이강태 사장이 비씨카드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비씨카드로 옮긴 뒤 모바일카드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며 모바일시장 1위인 하나SK카드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것.
정해붕 하나SK카드 대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바로 전임 사장이 뒷덜미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모바일카드 시장에서 경쟁 상대조차 되지 않았던 회사로 간 전임자에게 추월을 당하는 굴욕을 피해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재벌, 최고경영자(CEO)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이강태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8월만 해도 2만 장에 불과했던 비씨카드의 모바일카드 발급 건수는 올해 1월 말 35만 장, 4월 말 53만 장으로 크게 늘었다.
모바일카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나SK가 지난해 8월 43만 장에서 올해 1월 63만 장, 4월 72만 장으로 가입자를 늘린 것과 비교하면 BC카드의 추격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비씨카드의 모바일카드 고객은 하나SK카드의 4.65%에 불과해 경쟁을 언급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 비율이 올해 1월 55.56%, 4월 73.61%로 높아져 이제는 대등한 경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사장이 취임하고 불과 8개월 만에 모바일 카드 시장의 판도를 뒤엎은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비씨카드가 이 사장을 전격 스카우트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했다. 이 사장이 하나SK카드에 재직하면서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2012년 초까지 하나SK카드 사장으로 모바일카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이강태 사장은 지난해 8월 그 활약을 인정받아 비씨카드에 영입됐다. 이 사장은 2009년부터 하나SK카드 CEO로 있으면서 당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던 모바일카드사업에 뛰어들어 국내 모바일카드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 사장은 BC카드로 자리를 옮긴 뒤 최근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모바일 카드를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를 위해 지난해말 비씨카드 모회사인 KT그룹의 기술 지원을 받아 USIM에 국내 전용 모바일 카드 표준인 KS 규격을 탑재해 고객이 편리하게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초에는 마케팅실을 신설하는 등 모바일을 비롯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모바일 체크카드의 발급 절차를 간소화해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의 공격경영은 모바일 카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모바일카드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컨버전스 사업 추진을 통해 브랜드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 7월에 출시된 친환경 신용카드 BC그린카드발급량이 지난 4월 말 562만 장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8월말보다 260만 장 늘어난 수치다. 2011년 5월에 출시된 BC글로벌카드는 4월 말 300만장을 돌파하며 전년 8월 대비 두배 이상 발급좌수가 늘었다.
이 사장은 모든 금융사에서 비씨카드의 결제프로세싱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개방형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비씨카드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금융기관 회원사의 카드 업무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부터 우체국, 수협, 새마을금고의 발행과 매입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 중이다.
비씨카드는 회원수 2천7만명, 가맹점수 230만개, 11개 회원사 영업점망의 네트워크를 통해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전업계 카드사들이 잇달아 출범하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부진을 겪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사장이 구원투수로 전격 영입돼 회사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사장의 재임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그가 취임한 뒤로 전반적인 실적도 좋아지는 추세다.
비씨카드는 이 사장 취임 전인 2012년 6월 말 자산규모가 2조814억 원이었으나 같은 해 12월 말 자산규모가 2조5천281억원으로 몸집을 늘렸다.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2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0억 원 가량 늘어난 1천430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2011년 6천685억 원에서 2012년 7천329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 사장 취임후인 지난해 4분기 비씨카드의 영업이익은 17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2억 원보다 4배 가깝게 성장했다.
이강태 사장은 1953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1984년 IBM 유통사업부 부장, 1996년 LG유통 최고정보관리책임자, 2009년 하나SK카드 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8월 비씨카드 사장자리에 올랐다. (마이경제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