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의 또 큰 숙제 '후진형'수익구조

2013-05-20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그동안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국내 6개 시중은행들이 실제 뚜껑을 열어 보니 거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되레 높아져 은행의 경영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 1인당 총자산 증가율에서 꼴찌를 기록한 신한은행은 이자수익 비중이 가장 높아진 은행으로 꼽혀 서진원 행장(사진)이 생산성과 수익구조 개선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게 됐다. 그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20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공시자료를 토대로 주요 시중은행 6곳의 이자수익 비중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은 2009년 22.4%에서 지난해 53.8%로 무려 31.4%포인트 높아졌다.


나머지 5개 은행도 이자수익비중이 15~27%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또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과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을 제외하면 이자수익 비중이 모두 과반을 넘겼다.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은 같은 기간 24.9%에서 51.8%로 26.9%포인트 상승했고, 하나은행이 20.2%포인트, 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이 15.1%포인트로 그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이자수익 비중이 2009년 보다 15%포인트 높아졌고 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은 14.7%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상승폭은 6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반면, 이자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64.8%로 가장 높았다.


6개 은행의 평균 이자수익 비중은 2009년 30.7%에서 2010년 44.8%, 2011년 47.4%, 지난해 54.9%로 24.2%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비해 수수료수익의 비중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6개 은행의 평균 수수료수익 비중은 2009년 2.7%에서 2010년 4.1%, 2011년 4.4%, 지난해 4.7%로 2.1%포인트 높아졌다.




은행의 수익구조는 예금을 기반으로 한 이자수익과 투자 및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비이자수익으로 구성된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자수익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향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한정태 이사는 "선진국 은행들은 이자수익보다 비이자수익 비중이 더 높다"며 "수수료 체계 자체가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단적으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수익구조가 아직까지 이자에 편중돼 있다"고 말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자수익 비중이 급상승하면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은행 수익이 급감하는 등 직격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은행들의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아져 수익구조가 후진국형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의 생산성 지표로 볼 수 있는 직원 1인당 총자산 증가율이 씨티은행.SC은행 등을 포함한 8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을 해 꼴찌를 차지한데다 이자수익 비중도 크게 증가해 수익구조에 적신호가 켜진셈이다.


'신한사태'로 경영진이 동반퇴진하는 불상사를 겪으며 취임한 뒤 내부결속에 큰 힘을 기울여온 서진원 행장이 생산성 하락과 수익구조의 후진성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