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수동 변속기 모델 '인기 몰이'…불황에 틈새전략 통했다
2013-05-24 유성용 기자
자동변속기보다 차량 가격이 낮고 연비 효율성이 높다는 경제성이 클러치를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넘어서고 있는 것. 여기에 주행 상황에 맞게 변속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드라이빙을 즐기는 마니아들까지 더해져 수동변속 차량의 인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대표 이유일)의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는 수동(MT) 모델의 선택 비율이 17%에 육박할 정도다.
이는 지난해부터 쌍용차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MT 모델을 별도 트림으로 운영하면서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코란도C 시크(CHIC)', '코란도스포츠 마니아(MANIA)' 등 수동변속 전용 모델을 위해 엔진 출력을 조정하고 옵션도 맞춰 넣었다.
시크의 경우 최대토크가 구현되는 엔진회전 구간이 2,000~3,000인 자동변속 모델보다 낮은 1,500~2,800으로 설정됐다.
수동 전용트림은 유럽에서 코란도C의 전체 판매량 중 MT 차량 구매 비율이 70%에 이른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이전에는 MT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선 자동(AT) 모델에서 수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선택해야 했다.
쌍용차의 전략은 적중했다. 코란도C는 출시 직후 3%에 불과하던 MT 모델 선택 비율이 15%까지 올랐다. 1년이 지난 최근에는 16.6%로 더욱 높아졌다. 코란도스포츠도 1~2%에서 9.5%로 뛰었다.
신차효과의 지속기간이 통상 1년 정도인 점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다. MT 모델의 판매가 코란도 시리즈의 전체 판매를 높인 셈이다.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는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가 1만2천207대로 전년 동기 1만1천722대 보다 4.1% 신장했다.
쌍용차가 소비자의 변화하는 니즈를 잘 파악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MT 드라이빙 스쿨' 개최 등 수동변속기에 맞춘 마케팅도 판매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해 8월 출시된 코란도스포츠 마니아는 4륜구동 차량임에도 불구 15.8km/l의 높은 연비를 구현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출시된 코란도C 시크는 연비가 20.1km/l로 하이브리드 차량과 맞먹을 정도로 높다.
가격은 시크가 2천35만 원에서 2천500만 원, 마니아는 2천336만 원으로 동일 모델 자동변속 차량보다 300만~400만 원 가량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