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하이스코 CEO '역주행'?…감산추세 속13조투자 '승부수'

2013-05-28     김종혁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종혁 기자]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양대 고로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적극적인 투자로 정면 승부에 나서고 있다. 세계 조강생산 1위인 아르셀로미탈이 최근 몇 년간 일부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과 일본 철강사들도 감산과 설비 축소를 벌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CEO스코어가 발표한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4위를 차지한 포스코(대표 박기홍 사장)와 39위 현대제철(대표 박승하 부회장) , 67위 현대하이스코(대표 신성재 사장)가 공격적 설비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 3사 CEO들의 '강심장 투자'경영에 세계 철강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28일 재벌 및 CEO, 기업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가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7년 사이에 추진 중인 대형 투자 프로젝트는 총 13조4천8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조4천22억 원을 이미 투자했고 앞으로 3~4년 이내에 5조64억 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16년말까지 약 3조7천736억 원을 투자해 고로 대형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고급 철강재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광양 1고로는 이미 지난 2월부터 개수 공사를 시작해 다음달 9일 가동을 예정해 두고 있다.

단일 고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 1고로는 3천800㎥에서 6천㎥으로 용적이 늘어나면서 연간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 237만 톤에서 565만 톤까지 300만 톤 이상 증가하게 된다. 또 5고로까지 개수해 생산 능력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광양제철소 1, 5고로 개수에 투자되는 비용만 총 1조 595억 원에 달하는데 앞으로 5천293억 원의 투자가 남아 있다. 광양 4열연공장 역시 내년 1월 준공까지 9천295억 원이 투입된다.

포항제철소에는 포항 설비최적화 사업에 총 2조2천34억 원을 투자해 용선량을 연간 200만 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연간 7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4선재 공장은 금주에 신규 가동된다. 포스코는 또 스테인리스(STS) 1기 압연 설비 합리화에도 1천931억 원을 투입, 고수익제품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9월 투자가 완료되는 3고로에만 총 3조2천550억 원을 투입한다. 이 중 2조8천840억 원이 이미 투자됐으며, 향후 3천71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금번 투자가 완료되면, 전기로 1200만톤을 포함해 모두 2400만 톤으로 제강 능력이 확대된다.

<사진> 포스코 광양 1고로(좌) 및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좌) 

     
하이스코는 이미 지난 4월 자동차용강판 생산을 위한 연산 150만 톤 규모의 2냉연 공장을 준공하고 총 60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상태이다. 총 투자액은 1조650억 원이다. 현대제철과 하이스코는 현대기아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강재 공급을 중심에 두는 만큼 두 회사의 투자도 맞물려 있다.

현대제철은 3기 고로 완공으로 생산능력을 키워 하이스코에 자동차용 강판 생산을 위한 소재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입장에선 결국 현대제철과 하이스코, 현대기아차가 안정적인 수요처와 소재 공급처를 확보하는 윈-윈 전략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양대 대형 철강사들의 이같은 투자확대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이지만, 다른 철강사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국내 철강 수요가 정체 상태에 빠졌고, 철강의 설비과잉 문제는 보다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 현대의 투자 완료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경쟁 열위에 있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대형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