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 사외이사, 소방공무원·사단장 출신…눈에 띄는 이색경력
2013-05-30 김아름 기자
30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20대 그룹 사외이사 489명 중 군과 경찰, 소방직 공무원 출신이 5명, 이민자 및 외국인 CEO가 4명으로 집계됐다.
군출신으로 STX엔진(대표 최임엽)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정동한 전 국방대총장은 육사 29기로 2군단장과 국방대학교 총장을 지낸 바 있다.
한화(회장 김승현)의 최동진 전 30사단장(육사 25기) 역시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사단장을 지낸 ‘장성급' 사외이사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는 STX조선해양의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이 있다. 윤연 이사는 해사 25기로 해군사관학교장과 해군작전사령관을 역임한 3스타 장군 출신이다. 군경력을 바탕으로 업무상 연관성이 높은 조선업체와 연을 맺은 모양새다.
경찰 출신 사외이사로는 제 7대 해양경찰청장을 지낸 이승재 전 청장이 있었다. 이 전 청장은 현재 삼성전기(대표 최치준)의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대표 오경수)의 정정기 전 소방재난본부 본부장은 1980년 소방간부 2기로 입문한 뒤 30년간 소방에만 몸담았던 소방인이다.
이색 경력자와 외국 기업인들도 관심을 끈다.
한화케미칼(대표 방한홍)의 정인현 이사는 1989년 프로야구단 빙그레 이글스의 사장으로 취임해 임기중에 대전구장 완공, 한화 이글스로 팀명 변경 등의 기록을 남겼다.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박기석)의 장지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중소기업 전문가가 대기업의 사외이사로 들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도급 분쟁 등 중소기업 관련 이슈가 많은 건설분야에서 자칫 껄끄러울 수 있는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인사를 영입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여겨진다.
제일모직(대표 박종우/윤주화)의 김재희 이사는 이름도 생소한 ‘생체인식연구센터’ 소장과 ‘한국생체인식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생체인식협의회는 생체인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2001년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단체로 이름은 낯설지만 지문인식, 안면인식, 열감지 터치 등 최근들어 실생활에 밀접하게 접목되고 있는 기술분야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국내 최초의 광고그룹 지주회사인 G2R(대표 김종립)의 조인수 이사는 브라질 이민 1.5세대라는 개인 이력이 관심을 끈다. 일본 KFC, 한국 피자헛의 대표이사를 역임했었고 현재는 지난 3월 동원산업이 자회사로 편입해 화제가 됐던 미국의 참치캔 제조회사인 스타키스트의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포스코와 금호타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외국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포스코(회장 정준양)의 제임스 베모스키 두산 부회장은 폴란드계 미국인으로 맥킨지 한국지사장과 말레이시아 서던뱅크의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다.
금호타이어(대표 김창규)의 로베르토 델가도 Transnational Diversfied Group CEO와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의 폴 허스밴드 Husband Retailing Consulting Managing Director도 사외이사로 선임된 외국인으로 조사됐다.
한편, 겉으로는 이색적인 인선으로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내용이 다른 유형도 있었다.
대한결핵협회 사무총장을 지낸 고계인 신세계푸드(대표 김성환) 이사의 경우 식약청 식품본부장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형적인 '바람막이용' 인선으로 꼽힌다.
또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석희)의 오지철 이사 역시 현재는 TV조선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문화관광부 차관, 대통령비서실 정책특별보좌관,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정치실세다.
HMC투자증권(대표 제갈걸)의 김범조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은 공정위 조사국장 출신으로 한국상조 이사장 취임시부터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인사이며 현대글로비스(대표 김경배)의 석호영 삼화왕관 대표이사는 육사를 나와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을 지낸 이력을 갖고 있다.